[한 줌 수필] 깍두기
한 줌의 사진과 글로 만들어진 감성 에세이
오늘 산책하듯 장을 보고 오다가 놀이터에서 가위바위보를 하는 아이들을 만났다. 2~3학년 정도 되어 보였는데 한 아이가 나머지 3명보다 키가 조금 작아 보였다. 가위바위보를 하던 아이들 중 하나가 갑자기 가위바위보를 멈추더니 키 작은 아이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는 여기서 막내니까 깍두기 해도 괜찮아"
그러자 키 작은 아이가 뭔가 억울한 듯 다급하게 말했다.
"나 깍두기 하기 싫은데."
"괜찮겠어?"
"나도 잘할 수 있다고!"
이런 귀여운 대화를 보고 있던 또 다른 아이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그냥 한번 해보자! 8살이면 이제 깍두기 안 해도 되는 나이지!"
아이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깍두기 안 해도 되는 8살 그 아이는 신이 나서 펄쩍 뛰었다. 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귀엽고 대견해서 와락 껴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서둘러 놀이터를 지나갔다. 뒤통수 너머로 아이들의 가위바위보 소리가 청량하게 울려 퍼졌다. 깍두기 안 해도 되는 나이를 너무 많이 뛰어넘은 나는 제법 무거워진 장바구니를 흔들며 집에 가서 찬밥에 물 말아 깍두기나 먹어야겠다.
#요즘아이들도깍두기를알고있다는게신기하다
#깍두기안해도되는나이지만가끔은깍두기가되고싶다
#그냥요즘은아이들이저렇게뛰어노는거만봐도좋다
#깍두기 #놀이터 #깍두기안해도되는나이 #깍두기놀이 #에세이 #아이들 #수필 #여름엔깍두기 #일상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