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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제 Aug 19. 2022

[Synth Pop 작업기] Part 1

Track No.1 - 0g RAVITee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었나 싶다.

아마 시기별로 꽂히는 연예인이 있긴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어렴풋 들기는 하다만.(불확신의 불확신)


잠시 기억나는(좋아하는 X) 연예인을 꼽자면 20년도 더 전에 '써클'이라는 그룹이 있었다.

당시 '써클'의 테이프가 있었는데 그중 '바이슈에'라는 중국인으로 기억되는 13살 멤버가 있었다.

필자 본인과 비슷한 나이의 어린 사람이 가수를 한다는 게 마냥 신기했던 터라 기억에 남았다.


중, 고등학교 시절 그러니깐 락 키드 시절엔 덕질의 대상이 너무 확고하기에 기억나는 연예인은 없는 듯하다.

이수영 씨의 음악을 좋아해서 씨디를 꽤나 샀던 정도?

하지만 나에게 파마(펌, Perm)란 기타를 들고 있는 외국인들이 하는 머리였고 생머리가 아름다운 사람으로는(당시는 여자 = 머리 긴 사람이라는 편견이 만연했던 시절) 이수영보단 '드림 시어터'의 '존명'이었던 시기였다.


20대는 어땠을까.

모두가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에 치이고 거꾸로 해도 이효리가 걸 크러쉬를 보이며 나왔던 앨범의 포스터가 내무실에 붙어있어도 관심은 데미안 라이스였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군부대의 M-net에 아이유 님의 초창기 노래인 '부'를 보며 참 귀여운 노래구나 정도.

그리고 나온 카라의 '프리티 걸' 등을 보았고 그냥 그들의 귀여움에 덕질을 왜 하는지 조금 이해가 되었다.

(별개로 '프리티 걸'은 씩씩한 사람의 모습; 안무라고 해야겠다 가 좋긴 했다만 화자인 '어린 소녀'가 씩씩하고 귀엽고 예쁜 '여성'이 되려는 움직임은 당시 한남력 80 이상의(100점 기준) 정확한 측정치 불가의 상태인 나에게도 당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카라는 음악이 좋아서 나오는 곡마다(M-net에 송출된) 귀 기울여 듣고 기타로 커버하기도 했었다. 곡을 잘 쓰기도 했고 안무도 멋있었다(ex. 루팡)


물론 당시 최애는 [Pink Floyd]였다.


'0g RAVITee'는 어떠한 덕질의 개념이다.


서론이 길었다. (본인의 장기이니까 모두 넓은 아량으로 이해를 해주자, 아직 서론이다)

동료 뮤지션 이권형과 여느 때와 같이 카톡으로 수다를 떨다가 유툽에서 어떤 연예인이 출연하는 채널을 공유했다. 그분은 컨텐츠의 메인인 K 씨의 보조 진행자의 역할을 수행했는데 정말 두 분의 케미가 아주 끝내줬다.(케미가 없는 게 케미) 사실상 메인 진행자분이 혼자 했다면 도저히 진행이 가능할까 싶은 프로그램을 심폐소생술을 한 것도 모자라 멱살을 잡고 천상계로 끌어올렸다.(아마 그분이 천사라서 가능한 게 아닌가 싶다ㅇㅇ)

아쉽게도 그 컨텐츠는 2년 전 끝이 났고 후속작은 아니지만 그분이 진행하는 컨텐츠도 따로 나왔었다. 가족분과 V-log도 종종 올렸는데 요즘은 뜸한 듯하다.


기본적으로 텐션이 높지 않은 나에게 그분의 천진난만함과 밝음은 리프레쉬를 주었고 처음으로 연예인(유투버 포함)이 하는 프로그램을 기다리기도 했다.

덕통 사고 피해자들의 일반적인 판단으로 이 정도는 사고라고 하기엔 전치 2주(최소 진단 기간 넉김)급의 경미한 사고라 하겠지만 나에게는 처음으로 겪는 우발적 덕통 사고였고 이 때문에 사고에 의한 진통제로 그 유툽을 지속적으로 시청하여 진통효과를 톡톡 이 보았다.



당시 작사를 할 때 두 가지의 방향을 두었다. 사실에 근거한 작사와 픽션에 근거한 작사.

픽션은 말 그대로 소설을 쓰고 그것에 대한 스토리 라인을 구축하는 것이다. (파제 싱글 - 겨울이 왔네요)

사실에 근거한 작사는 나에게 일어난 사실을 기반으로 한 작사이다.(파제 EP 춘하추동 - 입동, Track 4)


덕통 사고의 피의자 신분인 그는 '호적법'상으로는 지구에 존재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그의 태생은 천상계 인물인지라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우주라는 Space의 개념을 벗어나 전 우주를 통칭하는 Universe에서 의미가 있는 존재, 무중력의 세상에 존재할 인물로 판단되기에 무중력을 뜻하는 0 gravity를 그에 대한 곡의 제목으로 지었다.(비틀은 표기인 gravitee는 이권형의 아이디어)



0g RAVITee


그대처럼 아름다운 저 하늘엔

그대처럼 빛나는 별이 많아요

하늘을 봐요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당신도 지금 느끼고 있어요

그대만큼은 이쁘진 않아도

좋지 않나요?

그렇지 않나요


알고 있죠, 당신처럼

스스로 빛이 나지는 않아도 

아름답기는 하죠?

좋지 않나요?


밤하늘을 조심해

저 별들은 너를 따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선물로 줄 거야


저 우주를 조심해

그대 아름다움에 

독사과를 먹이고

저 별들처럼 그댈 가둬둘 거야



일단 이 가사에 몇 가지 오류를 '범했다' (이과의 이해를 바란다)


별(Star)

천문학에서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을 별이라 하며, 항성의 빛을 반사하여 빛나는 행성·위성·혜성 등과 구별한다. (두산백과 발췌)


위의 설명과 같이 별은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을 뜻하는 단어이다. 그러므로 가사의 내용과 같이 '별이 당신과 같이 스스로 빛이 나진 않지만 아름답기는 하다'는 말에는 오류가 있다. 

물론 우리가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하늘의 별에는 행성, 위성, 혜성 즉 천체의 빛이 나는 모든 것을 지칭하고 밤하늘의 천체에서 가장 밝은 별은 샛별 즉 금성이지만(지구에서 바라는 관점, 달은 제외) 실질적으로 그들은 별의 카테고리 안에 들어갈 수 없으니 어쨌든 설정에 오류를 "둔"것이다.


이러한 오류를 범하면서까지 이런 가사를 쓸 수밖에 없었다.

그의 찬란함을 높이기 위해서 이런 오류 따위 범하는 게 무슨 의미일까.(생명과학 회사를 그만둔 지 4년이 넘었고 더 이상 이과 인간이라는 타이틀을 소지할 필요는 없다,, 마는 솔직히 찔리긴 한다)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드려요."

오란씨의 오래된 CM 송의 한 소절이다.


갑자기 생각이 들었다. 

밤하늘의 별들이 이 아름다운 사람을 따다가 사랑하는 다른 별에게 선물로 주면 어쩌지, 사람들도 별을 따다 두 손에 담아 선물을 한다던데. 잔인한 족속이기에 이분도 별에게 납치당하면 어쩌지.



작곡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다.


이 곡에는 아르페지에이터를 사용하고 싶었고 이번에는 기타를 딱히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기타는 우주의 공간감을 표현하는 효과로만 사용하고 싶었다. 어차피 재미로 작업하는 거 이번에는 기타리스트라는 신분을 내려놓고 기타를 소스 정도로만 활용하자는 생각이 컸기에 드럼 머신, 신스를 사용하여 곡을 작곡하였다. 바로 이 곡과 곡이 들어갈 앨범(앨범을 기획하고 나서 작곡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일정 컨셉의 곡을 두 곡정도 만들면 바로 앨범을 기획해버리는 서타일이다)의 컨셉으로 드럼 비트를 깔고 신스를 주 소스로 활용해야겠다는 계획이 섰다.


녹음은 기본적으로 집에서 작업한 소스들을 기반으로 하였고 보컬은 김보종 엔지니어 (버둥과 함께한 EP 부탁을 믹스한 엔지니어)와 함께 진행하였다.

데모 버전에선 노래를 되게 여리여리하게 불렀는데 본 녹음에선 앞으로 또다시 사용할지 모르겠을 톤을 사용하였다.


이번 앨범의 믹스, 마스터는 줄리아드림의 박준형 님이 맡았다.

필자와 함께 많은 작업을 하여서 소통이 확실하였고 특히나 이번 앨범은 믹스에 대한 방향이 확고하였기에 작업하는 데에 스무스하게 흘러갔다.



사실 0g RAVITee의 작업기는 작업기라기 보단 주책에 가까운 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덕질까진 아니더라도 찾아보는 연예인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주책을 부리며 노래까지 만들을 수 있던 게 아닐까 싶다.


더불어 공연과 필자가 운영하는 카페까지 찾아와 주시는 팬분들.. 그 마음이 동류의 것이 아닐까 하며 진짜 사랑이시고 최고이시다는 진심의 감사의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파제 덕질을 이어가시길 부탁드린다.(마무리가 이상하다)


다음 편 Trap의 작업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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