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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제 Aug 19. 2022

[Synth Pop 작업기] Part 3

Track No.3 - 사천진 걸음마


반복의 묘미는 무엇일까.

또는 완전히 같은 반복이란 게 있을까. 


반복을 두 가지로 나누어 보았다.


1. 반복되는 것

2. 반복하는 것


[1. 반복되는 것]은 일정한 조건하에 프로세싱 되어있는 과정을 반복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반면 [2. 반복하는 것]은 어떠한 프로세싱 되어있지 않은 상태, 즉 일관되지는 않지만 같은 행동을 반복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일관됨은 상황에 따라서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로직 같은 음악 프로그램 안에 어떤 프로세스를 변경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것은 "반복되는 것"이다. 하지만 루핑 되는 소스에 새로운 소스가 첨가한다면 그것은 발전된 무언가 또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 될 수 있다. 조금은 능동적인 태도로 바뀐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별 말 같지 않은 소리를 말 같지 않게 뱉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천진 걸음마'가 그렇다.

언젠가 강릉에 있는 친구를 보러 놀러 갔었다. 그때 사천진 해변에 바람 쐬러 갔다가 함께 간 동생이 본인의 시그니처 영상을 찍어야 한다길래 그 영상을 찍어주면서부터 이 곡은 시작되었다.(두둥)


같은 동작, 같은 구도로 몇 번을 반복해서 찍는데 매번 달랐는데 그 장면이 참 재미가 있었다.

모아 보면 무한 반복이 되는 듯 하지만 루프를 돌려놓은 건 아닌 것 같은 영상들.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정확하게 변동 없이 반복되는 드럼 비트와 베이스가 되는 신스 악기들, 마치 메뉴가 바뀌어도 동일하게 사용하는 햄버거의 번과 같이 기본 악기를 세팅을 해두고 속재료들을 고민해보았다.

사천진 해변에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햄버거를 먹는 것 마냥.(영상은 밤에 찍었는데 말이지)


먼저 번에 마요네즈를 발라야 한다. 기본 아르페지에이터 패턴을 넣었다. 이 곡 전반으로 깔릴 것이다. 다른 재료들을 잘 붙을 수 있게 하는 접착제 역할을 하는 마요네즈와 같은 역할이다.

기타로 단음 뮤트를 넣었다. 필자는 어떠한 헤비 한 스타일의 버거라도 기본으로 양상추가 들어간 버거를 좋아하기에 아무리 밑에 깔려있다 하여도 구조를 받치는 양상추와 같은 무언가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 후엔 준비한 재료들을 배치하면 된다. 적절한 식감과 쥬시함을 함께 줄 토마토. 이 친구는 식감과 함께 레이어를 쌓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버거에겐 여러 겹의 레이어도 중요하다. 맛이 있어 보여야 한다. 음식도 음악도. 그다음은 캬라멜 라이즈드 된 양파 정도가 좋겠다. 식감보단 여러 재료 사이에서 향과 단맛을 자연스럽게 줄 녀석이. 그다음이 자극적이고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패티이다.

육즙 가득한 패티에 치즈를 올려 살짝 직화를 하여 녹인 녀석이 올라간다. 이 상태로 버거를 조립하면 완성이다.




기본 반복 패턴에 이렇게 추가되는 소스들로 다채로운 맛이 나오는 음악에 사천진에서 찍은 영상을 입혀보았다. 사실상 기본은 반복이다. 영상도 음악도.

그러나 그 안에 베리에이션들이 이 버거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지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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