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권-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최재천, 효형출
20년 전 인간은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요?
이 책은 2001년에 처음 출판되었습니다. 이후로 20년이 넘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작가는 과학의 눈으로 당시 사회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자기 자식에게 신선한 먹잇감을 주기 위해 일부만 마취시켜 산채로 뜯어먹게 하는 말벌이나, 일부일처제로 유명한 갈매기 사회에서도 자식을 기르는데 어려움이 생겨 이혼율이 높아진다는 점도 참으로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지금 인간 사회는 20년 전과 달라졌나요? 제 생각에는 적어도 이미 20년 전에 경험한 사회 문제가 해결되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문제는 더 심화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20년 전에도 까치들은 전봇대 위에 위태롭게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그 이유는 새들이 집을 짓기 알맞은 나무들을 모두 잘라내 버렸기 때문입니다. 나무를 베어버리니 집 지을 공간은 물론이고 집을 지을 나뭇가지도 없어져 버렸습니다. 전봇대 위에 있는 까치집을 보면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집을 짓고, 나아가 이제는 까치집을 보면 신고해 달라는 현수막도 붙어 있을 지경입니다. 인간에게 해를 끼치면 우선 제거 대상으로 여겨진다는 것을 까치들은 알고 있을 듯 합니다.
지구의 나이가 약 46억 년, 현생 인류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약 3만 년 전임을 생각해 보면 지구가 우리 인간을 얼마나 미워할까요? 지구 입장에서 우리 인간은 그야말로 이 지구에 갑자기 등장해 많은 것을 파괴하고 바꿔 놓은 아주 미운 존재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서로서로 공격하고 빼앗고 개인의, 집단의 이익을 위해 무서운 범죄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이 정치인들을 비롯한 공직 사회에서는 사회적 약자의 고통 따위는 무시하기 일쑤며 인사 비리, 수사 비리 등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며 권력을 쥐고 흔들고 있습니다. 20년 전에도 공직 사회에 대한 개혁을 이루고자 했으나 지금 2024년까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보면 앞으로 20년 뒤, 2044년의 모습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어쩌면 인간에 버금가는 지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고래들이 다친 동료나 거동이 불편한 동료를 도와주는 모습, 괴로워하는 친구의 곁에서 그냥 있어 주는 모습이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