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8
위플래쉬라는 영화로 얼굴을 많이 알려진 마일즈 탤러(남주인공)가 나오길래 보게 되었다. 나는 사실 위플래쉬는 본 적이 없다. 그렇게 가혹하게 훈련하며 드럼을 배우는 것을 보는 것은 지켜보는 것조차도 고통스러울 것 같아, 차마 볼 자신이 없었기에..
그러나 마일즈 텔러의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레빗 홀이라는 영화를 인상 깊게 보았다. 불안한 눈빛 연기 혹은 섬세한 내면연기에 탁월한 배우인 것 같다. 그 이후의 필모그래피가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위플래쉬는 스킵하고 이 영화를 택했다.
마일즈 텔러가 중간에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역시나 이 영화에서 등장할 때마다 얼굴에 그 흔적이 제법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17세의 방황하는 청소년(남주인공)의 이미지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쉐일린 우드(여주인공) 역시 이 영화 아후 스타덤에 오른다. 영화에서 쉐일린 우드가 갑작스레 차에 치이는 장면은 오랫동안 머릿속에 잔재가 남았다고 표현하고 싶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격하고 감정적인 대사들이 오갈 때 집중을 하고 몰입해서 보는 편인데, 방심하는 찰나에 그 감정들을 빼앗겨버린 기분이었다.
나는 염세적인 인간인 건지.
지속적인 음주운전이 나왔어서 불안함이 고조되었고 다 보고 나서 기분이 신경질적으로 되어버렸다.
500일의 썸머를 쓴 작가가 스크립트를 썼다. 그 영화의 결말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은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선명하게 읽히는 것들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아쉽다.
모호함과 이로 인해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여서 영화를 봤다. 만약 작가가 이를 노렸다면 잘 통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