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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병수 Jul 09. 2018

낭창낭창 노란목도리담비

때는 작년 봄이었다.

계곡 바로 옆에서 나를 찾아온 손님과 함께 한가로이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무언가가 짧은 포물선을 연거푸 그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담비였다. 노란목도리담비.

야생짐승에게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노오란 빛깔에 

낭창낭창한 몸통과 꼬리를 흔들며 놓쳐버린 먹이를 쫓는 듯

넘실넘실 뛰어나가고 있었다.


TV나 다큐 영상에서나 볼 법한 그 영롱한 존재를

우리 눈으로 직접, 그것도 바로 앞 가까이에서 보게 된 사실에

우리는 식사를 하다말고 서로의 동그라진 눈을 보며 줄곧 감탄을 뱉어냈다.  


짧디 짧은 순간이었지만

담비의 그 신비로운 율동은, 리듬체조 선수의 몸짓과도 매우 흡사했다.

정말 두번 다시 못 볼 멋진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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