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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 Sep 26. 2018

배려

| mother's Answer |     나의 매력 포인트?


1. 취미? 노래

2. 하루 중 가장 행복할 때는? 집안 청소, 빨래 끝내고 드라마 볼 때

3. 좋아하는 명언?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

4. 습관?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지 않는 것

5. 어린 시절의 꿈? 음악 선생님

6. 나의 단점? 참을 땐 참지만 욱하는 성질

7. 많이 보는 TV 프로그램? 드라마

8. 나의 매력 포인트?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9. 인생 최대의 실수?  할려고자하면 할 수 있었던 공부를 시작 못한 것

10. 좋아하는 음악? 카페 음악

11. 스트레스 해소법? 노래 흥얼거리기

12. 10년 후의 내 모습? 편안히 잘 살 거 같다

13. 자랑하고 싶은 맛집은?

14. 좋아하는 계절? 가을(겨울이 좋았는데 나이 들면서 추위가 싫어서)

15. 여행 가고 싶은 곳? 울릉도, 독도

16. 존경하는 인물? 아버지

17. 노래방 18번? 눈물의 연평도, 흑산도 아가씨

18. 보물 1호? 딸 둘

19. 배워보고 싶은 것? 기타

20. 어릴 때 가장 행복한 기억? 아버지가 잡아오신 꽃게랑 소라 삶아 먹을 때



"늘 배려하고 살자"

이는 곧 엄마의 인생철학이자 교육관이기도 하다. 엄마는 참으로 인자하고 평온한 사람인데, 어릴 적 내 기억에 엄마가 화가 많이 나서 손찌검을 했던 기억이 난다. 정확한 상황은 기억나지 않지만 내 멘트는 기억이 난다.

“내 주변에 그런 애들 없어!”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사회적 약자를 고려하여 행동거지 해라. 또 네가 가진 모든 것에 만족하고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
이는 내 울분을 토로하는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들은 코멘트였다. 아마 내가 되지도 않는 불평을 했던 모양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른 가르침이었다. 그때는 매우 억울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백번 맞았다는 생각이 드니까. 현재 타인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업을 하고 있으니, 생각보다 나는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Photo by Elijah O'Donell on Unsplash


‘배려’의 한자 쓰기는 配(짝 배), 慮(생각하 려)로, 파트너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이다. 고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슬픔이나 기쁨을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가수를 뽑는 경선 프로그램에서 떨어진 18살 소녀를 보고 안쓰럽고 속상하겠다며 마음이 아파 함께 우는 엄마인데, 참 그녀답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 참 멋있다. 가령 A아주머니가 B아주머니의 험담을 할 때 맞장구치기보다 B아주머니의 좋은 점을 최대한 어필한다던지, B아주머니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하는 노력들이 보일 때.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이라면 절대 뒤에서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머릿속에, 가슴속에 각인되어 말이 내 혀를 떠날 때 조금은 더 신중하게 말하려 노력한다. 그럼에도 잘 지켜지는지 모르겠지만.


“생일선물은 네가 바쁜 것 같아서 내가 대신 샀다. 엄마한테 입금 Please~”

세상이 많이 바뀌어서 요즘 어머니들은 이렇게 메시지를 보낸다고 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참 센스 있는 배려인 것 같다. cool한 엄마이고 자신감 있는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늘 괜찮다고 하니까 정말 괜찮은 줄 알았다. 마치 GOD의 ‘어머니는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같은-

”그럴 권리 있잖아 좀 줘봐!“라고 쿨하게 말하는 엄마였음 좋겠는데.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것도 엄마의 작은 배려였을 것이다.


밥이라도 한번 살라하면 막내 코 묻은 돈 뺏어 가는 거 같아서 마음이 헛헛하다고 한다. 그러나 웃고 있다. 내가 큰 건지 엄마가 본인의 권리를 조금씩이나마 찾아 가는지 모르겠다.


‘싸이월드’가 한참 유행하던 시절, 우리에게 파페포포 시리즈는 ‘갓띵언집’같은 것이었다.


어렸을 땐 몰랐어요. 엄마가 보리차를 끓인 후 왜 한잔을 옆에 따라두었는지


보리차 편은 특히나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고 귀가한 모든 아들딸들에게 공감 가는 이야기다. 엄마가 나에게 주었던 보리차가 있다면 이제는 내가 줄 수 있는 소소한 ‘딸 노릇’이 있다. 엄마가 주었던 배려를 이제 내가 돌려줄 차례이다.








신은 도처에 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그들에게 어머니를 보냈다.
- 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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