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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바다 Jun 22. 2021

속도가 달라도 괜찮아

사방으로 각자의 길을 가기를 바래본다

21살 친척동생(태은)과 저녁을 먹었다. 사촌언니가 태은이 멘토 역할 좀 해주라고 했다. 태은이는 전문대 지적과를 다니고 있었고 공무원을 준비 중이었다. 지적과는 엄마가 취직이 잘 된다고 보내놓았다. 태은이는 문과생이었고 한 때 스튜어디스가 꿈이었다. 


태은이는 빨리 취직해서 더이상 공부는 그만하고 돈을 벌고 싶어 했다. 월급을 받으면 해외여행을 다니며 신나게 놀겠다는 기대를 안고 있었다. 


지금 시점에서 태은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가 무엇일지 고민했다. 

먼저, 대학교 전공을 선택할 때 뭘 배우는지 모르고 선택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 했다. 좋아하지 않는 과목들을 2년 혹은 4년간 배운 뒤 무슨 일 하는지도 모르는 회사에 들어간다. 별로 즐겁지 않는 일을 매일 8시간씩 반평생 하며 지낸다.  


태은이에게 취직하면 꼭 취미를 만들라고 이야기 해줬다. 다른 사람에게 잘한다는 말을 들을만큼 력을 쌓으라고 했다. 좋아하는 일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야 회사를 다니는데 도움이 된다고 얘기했다. 


솔직히 지금이라도 당장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그 길로 가라고 얘기하고 싶었다. 그게 더 행복한 인생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많은 청년들이 그렇듯 태은이에게 당장 좋아하는 일이 없었다. 미친 듯 좋아하는 일이 없으니 부모님 의견에 반대할 만한 용기도 없었다.


내게서 "일단, 취직을 하고..."라는 말이 나왔다. 


"태은이가 당장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없으니까 일단, 취직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마음껏 해봐. 취미도 잘하는 일로 꼭 만들고"


일단 취직을 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지 않으면 부모님이 걱정하시니까. 친구들과 비교해서 너무 늦으면 불안하니까. 남과 다른 내 길을 찾는데 걸릴 시간에 용기가 없어서. 


나도 그랬다. 토목공학과가 취직이 잘 된데서 들어갔고 00공사가 토목이 메인 직종이래서 취직했다. 입사 후에야 가슴뛰는 일을 하겠다며 이직을 결심했지만 용기가 없어서 못했다. 


인생의 모습과 속도가 달라도 괜찮은 사람으로 살면 좋겠다.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인정하며, 

사방으로 각자의 길을 가기를 바래본다. 



* 커버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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