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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바다 Jan 30. 2023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그러려니'

전반적으로 행복한 엄마가 되면 좋겠다.

 아기의 개월수에 따라 이앓이를 하며 잠을 안 자거나, 밥을 잘 안 먹는 시기가 있다. 때에 따라 수면시간, 분유량과 이유식량을 조절해줘야 한다. 8개월부터 아기가 조금씩 말귀를 알아듣기 때문에 훈육도 시작해야 한다. 때에 맞춰 공부를 하며 아기가 잘 클 수 있도록 나름 전략적인 육아를 하는 중이다.

이렇게 애쓰는 가운데, 아기가 불편해하거나 힘들어하는 구석이 생기면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한다.


 이찬이 저녁을 준비하는데 오늘따라 짜증 섞인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요리하는 내내 나의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며 울었다. 훈육을 할 마음으로 바로 달래주지 않고 스스로 울음을 그치기를 기다렸고, 나는 이유식을 계속 만들었다. 걱정과 안쓰러움이 반반 섞인 마음으로 이찬이에게 밥을 먹이는데, 얼마나 배고팠는지 쉬지 않고 먹었다. 점심을 조금 먹기는 했었는데 이렇게 배고팠나 싶었고, 괜히 미안했다. 아기가 점심을 조금 먹었기 때문에 일찍 배고플 거라는 세심한 생각을 왜 못했을까. 이찬이한테 미안한 마음에 또 자책이 시작됐다.

사실,울어도 귀여운 이찬이

평소 공감능력이 뛰어난 나의 성격이 육아할 때는 단점이었다. 이찬이의 상태에 따라 내 감정이 요동치지 않도록 적당히 털어버릴 필요가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과하게 이찬이에게 몰입하지 않도록 결심하면 만들었던 '그러려니'가 생각났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어. 이찬이가 많이 배고파서 짜증을 내긴 했지만 그럴 수도 있지. 내가 완벽하지 않으니까 그럴 수 있지. 그러려니. 오늘은 그런 하루였어. 그러려니 하자. 다음부터 밥을 조금 먹으면 중간에 간식을 줘보자'

이렇게 생각을 정리했더니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그리고 좋은 기분으로 이찬이를 잘 볼 수 있었다.


앞으로 20년 정도 더 키워야 할 아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며 잠깐의 부족함에 몰입하지 않으면 좋겠다. 그보다는 전반적으로 항상 행복한 엄마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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