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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바다 Feb 09. 2023

아이를 믿어주니까 더 편하다.

이찬이가 오늘 점심에는 그냥 밥 맛이 없었나 보다.

이찬이에게 사랑을 더 많이 표현해 주기로 마음먹은 뒤, 에너지가 더 생겼다. 이찬이를 대하는 목소리와 리액션이 커지고 말도 많아졌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배우나 보다. 갑자기 오늘 이찬이도 수다스럽게 옹알이를 해댄다. 서로 좋은 작용이 일어나니 즐겁다. 이전에는 문제 삼았을 일조차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생겼다. 예를 들어, 오늘 점심 이유식을 이찬이가 혓바닥으로 뱉어가며 거부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떠올랐다. 이찬이가 늦게까지 낮잠을 자서 급한 마음에 일어나자마자 밥을 먹여서 그런가. 밥에 찹쌀을 많이 넣어서 찐득 거리나. 아니면 잠자기 직전에 간식을 먹여서 그러나.

안 먹으면 배고플까 하는 걱정과 다음에 또 이러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탓에 속상했다. 그러나 엄마의 걱정과는 달리 해맑게 웃는 이찬이를 보며 훌훌 털고 지금 더 사랑해 주기로 했다.

"생각해 보니 우리 이찬이 몇 숟가락 먹었다. 맞아. 그랬네. 잘했네"

"맞다 맞다. 우리 아들 체중이 상위 5% 로지. 에이, 점심 좀 덜 먹어도 되겠네"

이렇게 얘기하며 꼭 안아줬다. 떠올랐던 고민들을 다음에는 잘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이찬이가 오늘 점심에는 그냥 밥 맛이 없었나 보다.

운동화 신고 처음 걷는 이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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