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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지 Nov 01. 2021

정상말고 평탄한 초원



내 인생이 어떠한 기회로 인해 엄청난 속도로 정상을 향해 달려갈 것 같았다.


주변에 지인들이 하나 둘 내가 원하는 인생역전이란 것들을 하는 것을 보면 나는 도대체 언제, 나는 뭘까, 이대로 끝날까, 하는 멍청한 생각으로 시간을 흘려보낸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인생역전이라는 기회가 올만큼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가만히 있으면 찾아올 줄 알았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니까, 나는 충분히 받을 만큼 불행했으니까 여러 가지 이유 같지도 않은 이유들을 내놓으면서 인생역전을 원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 인생을 털어보았을 때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차근차근 곱씹어서 나를 돌아보고 내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나를 돌아보면 정상으로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평탄한 초원이어도 좋을 것 같다. 지금처럼


가끔 높아도 되고 가끔 낮아지는 그럼에도 주변은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찬 정상에 가면 보이지 않을 작은 것들을 볼 수 있는 그런 인생, 아이고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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