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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익 Sep 15. 2024

둘째 주...

적응할 사이도 없이 몰아닥치는 과제들...

일년전엔 그래도 새벽 2시까지는 버틸만 했는데..


50대의 1년이란 시간은 

아마도 20대의 5년 차이인 듯한 체력차..--

2-3시까지 과제를 하다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어

오전 10시 수업엔 지각을 두 번이나 했다 ㅠ


24년 9월 대학이라는 시공에

안착하지 못하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어지럼증만 느끼는 중이랄까...

친구들의 이름들..

현지, 시연, 예나, 예지, 혜미, 혜린...

분명 통성명을 하고 인사를 나누었지만

다음 날이면 누가 누구인지 뒤섞여버린다.


혜미에게 예지라고 하고, 예나에게 현지라고 하고 ㅠ

아이들은 웃으며 다 이해한다고 해주지만..

실례도 실례이거니와

흐릿한 정신을-.- 드러낸 것 같은 당혹감에 울고 싶던 순간들..ㅠ


우리 딸이 어릴때 유행? 하던 친근한 이름들이라

예전 그 이름을 가졌던 딸의 친구들까지 소환되며...

뇌용량 과부하로 하루가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이 안나는...


사흘밤을 새다시피하며 ppt에 매달린 

작품 연구 발표도 폭망 수준..ㅎ.


주식회사 비열한 아줌마라는

네이밍으로 브랜드를 론칭하는 기획서를 내었는데...

젊은 친구들의 싱그러운 외형에 

한 없이 수치심을 느끼며 숨기기 급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나이든 신체에 나타나는 시각적 변화들과

노인을 상징하는 일상용품을 

비주얼라이징해 의류나 굿즈를 만드는 브랜드.


ex) 노인 신체의 늘어진 굴곡들, 틀니, 성인용 기저귀등의 노인 보조? 용품들..


노화에 대한 직시를 통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노화를 일상으로 드러내고

혐오와 은폐가 아닌 다양한 사회적 담론을 끌어내보자는   취지..



인체의 늘어진 굴곡선들을 형상화한 도안...

무릎 주름인데 교수님꼐서 누가 이걸 무릎 주름으로 알겠느냐고...ㅎㅎ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티셔츠는 예뻐야 팔리지 않겠나는 계산에서였는데..ㅠㅠ


교수님꼐서는 차라리 무릎 주름 사진을 프린팅하라고...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고 아...나름 열심히 준비했었는데 ...ㅠㅠ

늘 느끼는 거지만 애초에 방향이 틀렸다면..

열심과 결과는 일치하지 않는 게 세상의 이치 같은...


이건 나의 늘어진 턱선과 목주름을 측면에서 바라본 것을 형상화한 주름 시리즈..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지금  아이들 눈빛 좀 보라고.

하나같이 지루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라고...


뭔가 의욕이 확 꺽이면서...

아 여전히  난

스무살 젊은이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왠 노화...

라테만의 잠꼬대같은 소리를 반복하고 있는건가...

이런 브랜드를 누가 사겠어..

자학모드로 돌입..ㅠㅠ


과연 내 기획엔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고 ( 지원자가 없는 팀이 더 많긴 함 ; ㅎ)

내 스스로도 저 기획에 의구심을 품게 되면서

한 주를 마무리 했다...


아 그리고 보니 훅 다가온 추석 ㅋㅋ.....

늘 우리가 찾아뵜었는데

이번엔 어머님께서 기어코> ㅋ 우리집으로 오시겠다고 ..

집안 상태가 진짜 칠렐레 팔렐레에다.

음식 준비도 갑자기 난리난 상태..


아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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