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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꿈 Feb 03. 2021

2년제 전문대에서 공립유치원 임용고시 합격까지

2월 2일은 유치원 임용고시 최종 발표일이었다. 마음고생을 하다 하다 결국 마음을 다 내려놓은 채 잠들었던 지난밤. 떨리는 마음으로 로그인 버튼을 눌렀다.

‘최종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축하한다니! 손을 덜덜 떨면서 화면을 캡처하고 주변에 이 사실을 알렸다. 가족, 친구들, 함께 일했던 선생님들 등등 축하 문자와 전화, 감사인사가 바쁘게 오갔다. 울먹이며 축하인사를 전하는 사람들.. 내가 이렇게나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는 존재였구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하루였다. 그리고는 서류 준비와 연수 일정 안내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문득 나의 지난날들이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처음 어린이집에서 일을 했을 때 만 1세 영아들과 일과를 보내며 다양한 촉감놀이도 하고, 기저귀도 갈고, 숟가락 쓰는 법도 알려주었던 기억. 처음 유아반을 맡았을 때 눈물 나게 고생했던 기억. 선생님들과 함께 저녁 늦게까지 수업에 대해 연구했던 기억. 부모님과 아이들이 전하던 스승의 날 편지. 부랴부랴 일과를 마친 후 택시 타고 대학원에 갔던 기억..

처음에는 4년제 문예창작과에 다니다가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면서 2년제 아동보육과로 진로를 변경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학과 공부가 적성에 잘 맞았다. 이후에는 시립어린이집에서 5년을 근무하며 학점은행제와 대학원을 병행했다. 정담임을 하며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 당시에 임용고시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점점 성장해 나가는 스스로의 모습이 참 좋았다. 운이 좋게도 현장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학업과 병행하는 것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임용고시에 합격하게 된 지금, 그저 모든 것이 다 감사하다.

임용고시 합격으로 나의 삶이 드라마틱한 변화를 맞이하리라 생각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의 20대 시절, 그 모든 노력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값진 결과임은 분명하다.

아마도 나는, 지금의 나보다도 더,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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