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이 무해하다는 말이 싫습니다. 사람이 무해하다는 건, 정말 없는 말 같아서요.
아니, 사실 내가 무해한 사람이 아니라서 더 반감이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무해하다니요.
무례하게.
그러나 무해한 사람이 되고는 싶습니다. 아무것도 충돌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돈에 허덕여 살바엔 돈도 목숨도 버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몸은 살려고 저렇게 쿵쾅쿵쾅 가슴이 뛰는데요.
지난 날, Y씨는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지만, 그래도 Y씨는 그닥 무해한 사람은 아닙니다. 손톱으로 저를 긁어버리거나, 밥을 먹을 때 수저를 주지 않는다거나, 하는, 그런 사소하게 해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소한 해를 받을 때마다. 나는 안정감을 느끼곤 합니다.
그러나 Y씨의 경우 나에게 어떤 해를 받았을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나 역시도 분명 해를 가했을 텐데, 딱히 티를 내지 않는 Y씨는, 너무 이상한 사람인 걸까요. 그러나 밥을 먹을 때 수저를 주지 않은 것은 너무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Y씨는 천천히 저에게 해를 가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 해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사소하게 존재를 드러내는 방식이 이렇게 소소할 줄이야. 나는 그것이 즐겁고, 즐거워서.
가끔 해를 가하는 파도에 발을 내주고 싶습니다.
발자국은 어디에 있는지 모를
사소한, 해로 부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