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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맘다해 Sep 27. 2021

IPR을 한다는 것 #1

IR + PR = IPR

IR = Company Sales


회사의 주식과 정보를 공개('상장'이라고 한다) 한 회사들, 즉 상장한 기업들은 IR(Investor Relations)이라는 것을 통해 투자자들과 소통한다.  그래서 IR 담당자들은 대부분 상장 기업들에 존재하고, 간혹 상장, IPO (Initial Public Offering)를 준비하는 비상장 회사들에도 존재한다.  IR 업무를 담당할 전담자를 채용하기도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든 필요에 의해 상장을 하게 된 회사들은 담당 부서나 전담자 없이 내부 인력에게 그 업무를 일임하기도 한다.  이 경우 IR이란 말 자체가 생소한 직원들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공연 쟁이였던 나에게 "IR 자료 만들었으니까 IR 업무도 해"라고 전혀 다른 직무를 주었던 회사가 그랬다.  알파벳 첫 글자만 들어도 알만한 외국 기업과의 계약을 앞두고 회사가 튼튼하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한마디로 신뢰도를 증명하기 위해 상장을 했다.  IR 담당자가 있을 리 만무했으며, 상장 준비도 신사업이라고 신사업 팀에서 담당을 하게 되었다.  다들 비전문가였지만 회사의 주식을 사준 투자자들에게 회사를 알리고 상장을 시키고 해외 업체와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들이 했던 것처럼 IR은 우리 회사의 주식을 사줄 사람들이나 산 사람들에게 회사라는 상품을 설명하는 것이다.


IR 업무를 처음 접했던 나 역시 가장 먼저 했던 일은 회사가 하는 것들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나에게 IR은 회사를 세일즈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인수인계받지 못했지만 다행히도 한 번 참여했던 미팅을 녹음해 둔 파일을 찾아냈다.  그 안에서 전임자는 회사가 돈을 버는 주요 사업들, 새로 준비하는 사업의 전망 등을 설명하고 있었다.  홍보마케팅 팀에서 홍보와 문화마케팅만을 담당해서 전반적인 상황을 알지 못했기에 전임자처럼 설명하기 위해 각 부서의 팀장님들과 미팅을 하고 해당 부서에서 하는 일, 돌아가는 현황 등을 습득했다.


어떤 회사는 IR 업무를 전담 부서에서 하기도 하지만 회계팀에서 하기도 하고, 경영기획팀이나 지원팀에서 하기도 한다. 또 어떤 회사는 홍보팀에서 한다.  최근에 들은 모 상장사는 총무 업무를 하던 직원에게 전혀 접해 보지 않았던 IR 업무를 시켰다고 한다.  그렇게 전혀 다른 부서에서, 전혀 다른 업무를 하던 직원들이 IR을 하게 되어 당황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가장 먼저 내부 고객인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회사에 대해 되도록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회사 직원이라고 회사에 대해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옆 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주들이나 기관 투자자들은 누가 IR업무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해야 할 투자자들에게 자신 있고 당당하게 회사를 세일즈 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PR = Story Sales


미국 PR협회는 PR(Public Relations)을 "조직과 그 공중 간에 서로 유익한 관계를 형성해 주는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 말로는 '널리 알린다'는 의미의 홍보(弘報)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정확히 대응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널리 알린다는 것은 정보 전달의 개념이기 때문에 한 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보고, PR은 서로 간의 우호적인 관계 형성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구분한다.


이런 어려운 개념이나 정의를 찾아보지 않더라도 회사가 만든 제품-여기서 제품은 콘텐츠를 포함한다-이나 판

매하는 상품을 알려서 어떤 행동을 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PR이다.  알리는 행위는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미디어를 통하거나 직접적인 노출을 위해 진행하는 광고 등이 가장 보편적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이어지는 행동은 제품이나 상품의 구매가 될 수도 있고, 긍정적인 리뷰나 부적정인 악평이 될 수도 있다.


PR의 대상이 되는 제품과 콘텐츠, 상품은 처음 준비되는 순간부터 소비자를 만나고 소비자가 만드는 행동의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의 모든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래서 PR은 스토리를 파는 것이다.  공연 PR을 예로 들어 보자.  어떤 내용의 공연을 어디에서 상연하며, 또 어떤 배우가 출연하고 특징은 무엇인지, 공연이 갖고 있는 A부터 Z까지의 스토리를 관객들에게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 준다.  정보를 접한 관객들은 티켓을 사서 공연을 관람하고 그 경험을 공유한다.  그야말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콘텐츠인 공연뿐 아니라 상품을 팔 때도 마찬가지이다.  사과를 예로 들어 보자.  "사과 팔아요"보다는 "부모님이 직접 농사지으신 무농약 사과 팔아요"가 더 매력적이다.  스토리를 팔기 때문이다.



IR+PR = Company Story Sales, IPR


IR은 회사에 대해 알리고 회사를 파는, 정확히는 회사의 주식을 파는 일이다.  회사를 알린다는 점에서 PR과 다르지 않다.  IR이나 PR의 정의에서 언급하고 있는 관계 형성과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조직과 공중' 간에 할 것인가, '조직과 투자자' 간에 할 것인가가 다를 뿐이다.  제품이나 상품을 구입하여 단기에 소비하는 소비자가 아닌 회사의 성장 가치를 사는 투자자가 대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성장 가치를 함께 이뤄갈 수 있도록 회사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회사 앞으로 좋아요"는 "00 팔아요"와 다르지 않다.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회사로 알리기 위해서 쉽게 접할 수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회사의 스토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IR은 회사의 스토리를 세일즈 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어떻게 성장해 왔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회사의 무궁무진한 잠재 스토리를 시장에 이야기하는 IPR이 IR 담당자들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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