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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혁렬 Aug 11. 2019

Preview, 1R인데 단두대 매치? 맨유 vs 첼시


# 램파드의 첼시는 어떤 스타일인가


  High Risk - High Return - High Pressure


  램파드의 전술은 위처럼 요약됩니다. 라인을 높이고, 강하게 압박하며 빠르게 전환하는 축구. 전환은 정확도보다 속도를 중시하지만, 점유를 통한 공격 전개에선 난사보단 한 차례의 공격도 정확하게 진행하는 스타일. 클롭이 도르트문트에서 선보였던 게겐프레싱을 램파드가 첼시에서 시도하고 있습니다.


[vs 레딩, 노란 옷이 첼시]

  위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상당히 높은 라인에서부터 상대에게 압박을 가합니다. 그리고 그 간격 또한 상당히 콤팩트 하죠. 실제 이 장면에서 레딩의 수비수는 볼 소유에 실수를 범했고 첼시에게 찬스를 제공했습니다. 


  퓰리시치가 합류하기 이전엔 다이아몬드 442 등을 테스트했지만, 프리시즌 막바지에는 Plan A를 4231로 고정했습니다. 강한 전방압박을 통한 숏 카운터, 양 윙어의 속도와 오프 더 볼을 활용한 롱패스 구사 등 빠른 속도의 축구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사리볼 체제에서 조르지뉴 홀로 맡던 후방 빌드업을 코바시치 (캉테) - 조르지뉴의 두 볼란치 기용으로 양분하여 보다 안정적인 구도를 갖췄습니다. 또한 속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왼쪽 풀백에 마르코스 알론소보단 에메르송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최전방은 아직 확실한 주전은 없습니다. 연계, 압박 등 현대 축구에서 스트라이커에 요구되는 요소들을 고루 갖춘 타미 아브라함이 주전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타겟터 지루 / 킹추아이는 조커로서 자신의 색채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합니다. 또한 10번에는 바클리와 메이슨 마운트 두 선수가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바클리는 3선과 2선을 오가는 종적인 움직임으로 중원에 힘을 실어준다면, 마운트는 2선에서 좌-우 횡적인 움직임으로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바클리는 드디어 만년 유망주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최적의 포지션을 찾아 전성기에 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을만큼, 램파드 체제에서 10번으로 좋은 인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뛰어난 킥 능력과 조금은 투박하지만 저돌적인 볼 전개 능력 등 과거 에버튼 시절부터 들었던 제 2의 루니의 모습을 최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운트는 그보다는 현 시대에 적합한 10번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테크닉이 뛰어나며 측면에서도 찬스를 창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프리시즌 중 우측 윙어로 변칙 기용된 경기도 있었기에, 램파드가 중원에 보다 힘을 주면서도 측면의 영향력을 유지하길 원한다면 마운트와 바클리의 동시 기용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 늘 그렇듯 리스크가 큰 축구


  램파드가 추구하는 축구에는 언제나 큰 리스크가 따르죠. 수비라인 뒷공간이 늘 말썽입니다. 실제 프리시즌에서도 5대3 경기가 있을만큼 득점력에 비례하여 실점도 큰 축구를 보여주고 있죠. 프리시즌 경기에 클린시트가 없을만큼 화끈한 공격의 이면에 다리가 후덜덜 떨리는 수비가 있습니다. 


  케파의 선방과 센터백들의 몸을 날리는 수비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수비 대형 자체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전방에 무게가 쏠려있었고, 상대의 발 빠른 카운터에 형태 없는 수비로 대응했죠. 공격하는 상대도, 수비하는 첼시도 인원이 적은 장면이 자주 연출되었습니다. 채널과 포백 라인이 형성된 수비보단 순간적인 판단에 의거한 대응 능력이 중요시 되는 수비 장면들, 높은 라인을 유지하는데에 따르는 자연스러운 리스크였죠.


  그나마 탄코 - 주마 - 크리스텐센은 대인 방어에 능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덜 했으나, 에메르송은 빠른 수비전환을 제외하면 수비력 자체는 상대적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탄코도 2년 전부터 폼이 조금씩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에 1대1 구도에서 과거만큼의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죠. 물론 여전히 수비력만큼은 탑 급의 풀백이고 철강왕으로 유명한 선수지만, 더 많이 뛰고 더 강한 압박을 요구하는 램파드의 축구에서 후반 집중력이 꾸준히 유지될 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압박 과정에서 한 번의 실수가 허무한 결과를 낳기도 하죠. 프리시즌 초반인 레딩전이지만 위 장면처럼 압박이 쉽게 풀리면 바로 실점으로 이어집니다. 프리시즌을 거듭하며 압박의 체계가 발전하였으나 최초 압박 이후의 2차-3차로 이어지는 압박은 아직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램파드는 캉테가 빨리 복귀하기를 바랄 수 있겠네요.



# 예상 라인업 그리고 흐름



 첼시의 경우 바클리 대신 마운트가 나올 수 있습니다. 또한 아브라함 대신 바추아이가 나올 가능성도 있죠. 그래도 첼시는 저 라인업에서 크게 벗어날 느낌은 아닙니다. 오히려 맨유의 라인업 예상이 어렵습니다. 마샬-래쉬포드-린가드는 선발이 예상되지만, 우측 윙어 혹은 10번은 (린가드와 스위칭하였을 때 ) 예상하기 어렵네요. 


  일단은 마타를 쓰긴 했지만, 보다 중원에 힘을 주기 위한 카드로 페레이라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솔샤르가 처음부터 총 공격으로 강하고 빠르게 맞불을 놓는다면 다니엘 제임스, 우측에서 득점력까지 보완한다면 그린우드의 선발 가능성도 있어보입니다. 저는 마타가 빅클럽과의 경기에선 조커로 나설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함에도 이 경기에서 선발을 예상한건, 결국 호흡적인 측면 때문입니다. 어찌되었든 현재 맨유의 전방 자원 중 가장 호흡을 많이 맞춘 조합은 [ 마샬- 래쉬-린가드- 마타] 조합이죠. 그만큼 여전히 맨유의 우측 주전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기용하는 선수에 따라 전술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경기의 흐름은 의외로 중원을 서로 무시할 가능성도 높다고 봅니다. 중원에서 조금씩 만들어가기 위한 힘싸움보다는, 중원을 생략하고 후방에서 전방으로 빠르게 보내고, 같이 뛰어 올라가는 엄청난 전환 싸움의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소모와 소강 상태의 반복이 예상됩니다. 중원은 패스보단 활동량의 싸움이 될 것이라 예상되며 조직력보단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1대1 구도를 계속 만드는 롱패스와 공간 쇄도가 자주 발생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핵심 구도, 사이드를 누가 뚫는가.

 


 양팀의 왼쪽 윙어와 우측 풀백이 이 경기 승부 포인트로 전망합니다. 양팀 모두 수비라인을 높게 가져가는 축구를 프리시즌에 구사했습니다. 그리고 양 팀 모두 양질의 롱패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프린터 또한 보유하고 있습니다. 첼시의 프리시즌 에이스 퓰리시치와 맨유의 새로운 희망 완 비사카의 구도, 첼시의 캡틴이자 여전히 대인 수비의 강점을 지닌 탄코와 열린 공간에서 측면을 부수는 래쉬포드의 대결이 핵심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해당 구도에서 뚫어내는 팀이 승리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보이며, 양 팀 모두 우측 풀백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뚫리는 입장에선 꽤 데미지도 있을거 같네요. 여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솔샤르가 고집스러울 정도로 한 우물을 팔 가능성도 있어보입니다. 마샬과 래쉬포드의 시프트를 통해 집요하게 탄코를 번갈아가며 흔드는 플레이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며, 후반전엔 스테미너가 쌩쌩한 다니엘 제임스를 통해 탄코에게 계속 소모전을 노릴 수 있습니다. 탄코보단 에메르송의 수비력이 확실히 떨어지지만, 맨유의 윙어들은 좌측에서의 드리블이 더 익숙하죠.


  공격수와 수비수의 가장 큰 차이는 [Shfit] 입니다. 공격수는 서로 위치를 바꿔갈 수 있지만 수비수는 그런 부분이 어렵죠. 또한 대부분의 감독들은 포백 자원을 교체하지도 않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서로 번갈아가면서 탄코를 집요하게 공략하는 구도를 보여주며 첼시를 왼쪽으로 끌어들이고 우측에서 결정적인 장면을 창출하는 Isolation - Overload 구도 또한 기대해볼 카드라 생각합니다.


# 내가 솔샤르라면,


  이번 시즌 프리뷰에는 분석에 따른 예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감독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를 조금 논해보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면 주제 넘는 내용이겠죠. 불편하신 분들은 스킵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위 라인업을 예상합니다. 글 상단의 라인업과 선수는 동일하지만 선수들의 위치가 다르죠. 어쩌면 상당히 생소한 포지션일 수 있습니다. [마샬-마타-린가드-래쉬포드] 가 함께 기용되었는데, 린가드가 왼쪽이기 때문이죠. 물론 이 전술은 상당히 유동적이겠죠. 시계반대방향으로 선수들이 이동해, 전방에 래쉬포드 왼쪽윙어 마샬, 10번 린가드, 우측윙어 마타로 변화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라인업의 진짜 모습은 아래와 같습니다.


실수로 지운 바클리, 맥토미니 주머니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


네. 저는 제가 솔샤르라면 두 명의 제로톱을 기용한 [442] 로 첼시를 공략할 것입니다. 이 구도는 실제 AC 밀란전 전반전 33분 이후에 잠시 나왔던 포메이션입니다. 이 전술의 핵심은 상대에게 중앙을 절대 내주지 않는 것입니다. 솔샤르는 맨유의 포지션 중 어디가 가장 자신있을까? 저는 '풀백' 이라 생각합니다. 의도적으로 상대 윙어와 맨유 풀백의 1대1 구도를 만들도록 상대에게 사이드는 내주고 중앙은 철저히 지키는 442를 가동하는 것이죠.


  상대 센터백의 빌드업은 견제하지 않고 오직 두 미드필더, 코바시치와 조르지뉴를 견제합니다. 두 제로톱 린가드와 마타를 통해서 말이죠. 그러면서 마샬과 래쉬포드는 상대의 풀백을 압박하고, 포그바와 맥토미니는 바클리를 가둡니다. 맨투맨처럼 두 볼란치를 마크하는 두명의 제로톱과 그 뒤에서 공간을 커버하면서 바클리를 견제하는 포그바와 맥토미니. 강한 중앙 블록을 형성하여 의도적으로 사이드에 공간을 내줍니다. 


  즉, 짧은 패스보다 롱패스 의존도가 높은 축구를 구사하도록 판을 깔아주고 풀백들에게 승부를 맡기는 약간의 도박수죠. 완 비사카와 루크 쇼가 1대1 구도에서 뚫리면 그 리스크는 크겠지만, 막아선다면 그들의 전방에는 상대 풀백 뒤로 쇄도하는 마샬과 래쉬포드가 있을겁니다. 이런 전술은 지난 시즌 조르지뉴를 제로톱으로 대인마크를 맡긴 후 집요하게 풀백의 뒷공간을 공략한 전술의 연장선입니다. 상대가 4231로 투 볼란치를 기용하기에 제로톱을 2명으로 늘린 방식이죠. 이러한 방향성도 있음을 가볍게 봐주시면 좋겠네요.


# 글을 마치며,


  첫 경기인데도 단두대 매치의 성격이 강하죠. 양 팀 모두 팀의 레전드이지만 감독으로서 아직 검증 단계인 솔샤르-램파드를 데려왔고, 팀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그럼에도 벌써 비판과 옹호의 세력이 나뉘고 있죠. 리그 첫 경기를 패배할 수 있겠지만, 한 번의 패배치곤 비난의 목소리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하늘의 장난같은 매칭. 


  그리고 어쩌면, 콩테와 무리뉴의 첫경기처럼 생각보다 허무한 경기가 나올 수 있다 생각합니다. 잘하는 팀의 승리보단 못하고 실수하는 팀의 패배로 기억될 경기일 듯 하여 벌써 조마조마하군요. 이상으로 프리뷰를 마칩니다. 오늘도 GGMU. 읽어 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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