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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사랑 Dec 14. 2023

겨울철 치질재발이 빈번한 이유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진료실을 찾아오는 치질(치핵)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저의 임상경험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 발표된 통계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5년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겨울(12~2월)에 치질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며, 약 25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통계도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7년 <주요 수술 통계>에 따르면 겨울철(12~2월) 치핵(치질) 수술 건수는 5만 7,000건으로 한 해 수술 건수의 29%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1월 수술 건수가 2만 809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렇듯 치질은 겨울철에 더 심해지며, 겨울은 치질재발이 가장 빈번한 계절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주제로 알려드리겠습니다. 



한사랑병원 천영덕 원장(외과 전문의)


치질? 치핵? 용어 바로 알기 


우리가 흔히 치질이라고 부르는 질환은 치핵(항문조직이 여러 원인에 의해 항문관 밖으로 빠져 있는 상태)을 뜻합니다. 원래 치질의 의학적 의미는 치핵을 포함한 치열, 치루 등 항문 질환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흔히 3대 항문질환을 치핵, 치루, 치열이라고 말합니다. 이 중 가장 많은 질환이 바로 치핵입니다. 흔히 치질이라고 표현하는데, 치핵은 항문 내측에 있는 내치핵과 항문 외측에 있는 외치핵으로 나뉩니다. 





보통 치상선을 기준으로 위쪽에 위치해 있으면 내치핵, 아래쪽에 있으면 외치핵이라고 합니다. 


내치핵은 항문관 안에 혈액이 고여 있는 상태로 말랑한 형태지만 외치핵은 혈전성으로 말랑한 살 안쪽에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집니다. 증상으로 보면 내치핵보다 외치핵의 통증이 더 심한 편입니다.  



겨울철 치질재발이 잦은 이유


항문 끝 3~4cm 부위에 위치한 항문관 안에는 배변 시 충격을 완화하는 혈관과 조직이 모여 있습니다. 특히 배변 시 항문이 늘어날 때나 변이 지나갈 때 완충 역할을 해주어 흔히 ‘항문 쿠션’이라고도 합니다. 


치핵은 이러한 항문 주변의 혈관이 부풀어 오르고 조직이 늘어져 덩어리를 이루어 항문 안팎으로 돌출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겨울철에는 치질재발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낮은 기온 탓 치질재발 빈번해

요즘처럼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는 치질재발이 빈번합니다. 그 이유는 항문의 피부와 근육이 낮은 기온에서는 더 쉽게 자극받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추운 날씨에 영향을 받아 기온이 떨어지면 항문 주변 모세혈관이 수축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혈전이 생기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겨울철 치질재발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둘째,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 치질 증상 악화의 주범

연말과 연초에는 평소보다 모임, 회식 등이 집중된 시기입니다. 실제로 연간 술 소비량의 절반 정도가 연말연시에 집중된다고 합니다. 





앞선 통계에서도 12월과 1~2월에 치질 환자가 가장 많다고 말씀드렸는데 낮은 기온뿐만 아니라 알코올도 치질 증상을 악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알코올 성분은 항문 정맥 확장 및 혈액순환 장애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알코올은 혈액을 희석시키고 혈액의 응고 능력을 손상시켜 치질재발 및 증상 악화를 부추길 수 있습니다.    



겨울철 치질 관리 1. 좌욕 

좌욕은 겨울철 치질 관리에 도움이 되지만 올바른 방법으로 좌욕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먼저, 좌욕 전 항문이나 엉덩이 주변을 깨끗이 씻고 좌욕 시 사용할 대야나 욕조도 깨끗이 청소해야 합니다.

좌욕할 물의 온도는 미온수 40도 정도가 적당하며, 좌욕 시간은 5~10분 정도를 권장합니다. 





좌욕 횟수는 일일 1~2회가 적당하며 배변 후나 취침 전에 좌욕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좌욕 시에는 엉덩이만 담그고 있지 말고 항문 괄약근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운동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겨울철 치질 관리 2. 올바른 배변 습관 및 항문 건강법

배변 시 용변 시간은 3분 이내로 유지하고 항문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항문을 차게 하지 않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평상시 변비와 설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맵고 짠 자극성 음식은 멀리 해야 하며 알코올 섭취와 흡연도 금물입니다. 


특히 같은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은 항문 질환에 매우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장시간 운전하거나 책상 앞에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은 가급적 피하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겨울철 치질재발 이유와 치질 관리 방법에 대해 알려드렸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검진입니다. 1년에 한 번씩 병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항문병을 미리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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