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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승창 Nov 01. 2023

김포시를 서울시로? 그럼 천안시는?

윤석렬판 뉴타운은 규모도 다르다. 욕망에 불을 질러라.

속보다. 말을 꺼낸 지 이틀만에 특별법을 만든다고 나섰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연구에 들어간다고 한다.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겠다고 한 국민의힘 대표의 말이 미처 사람들 사이에 닿기도 전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뉴타운 정책이 서울시 전역을 휩쓸며 부동산 광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남은 시민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쉽지 않았음은 모두가 안다. 후임시장은 마구잡이 개발을 원하지도 않았지만 개발하겠다는 소리만 해도 그것이 무슨 개발인지는 듣지도 않고 온갖 비난을 쏟아낼  정도로 부동산트라우마가 컸다. 세계적인 유동성 증가로 천정부지로 올랐던 부동산 가격이 코로나가 걷히면서 가격이 하락하자 정부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라고 자찬하던 윤석렬정부가 본심은 그게 아님을 드러내고 말았다. 오르지 않는 부동산 시장이 불안했던지 부동산 광풍을 만들어 내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들고 나온 것이다.

서울시와의 부동산 가격의 차이를 생각하면 행정구역상 서울시가 되는 것만으로도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서울시 교통서비스의 확대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고, 아니나 다를까 고양시, 하남시 등 연이어 서울시 편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냉소적으로 이 정책을 보는 사람들은 서울시 충청구 천안동을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를 던진다.

나쁜 정책이다. 사람들의 부의 욕망에 기초해 일상의 삶의 구조를 흔들어 놓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고 해서 유사한 고민이야 없었겠는가? 그들도 꽤 오랜시간 '광역경제권'이라는 이름으로 거대도시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고, 우리도 부울경 메가시티 논의가 있었다. 오늘 나온 민주당의 행정대개혁 이야기는 좀 초점이 어긋난 것 같고...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문제는 지하철노선 연장문제를 푸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 수도권같은 메가시티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지방정부간의 거버넌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교통, 환경, 주택등의 문제에 대한 지방정부간의 공동의 대응기구를 만드는 방향에서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도시가 어느 도시를 편입하는 방법으로가 아니고..

메트로폴리탄 바르셀로나가 그런 경우고, 규모는 작지만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광역청도 그런 경우이다. (물론 이들은 우리보다 자치가 훨씬 확대되어 있고, 자치단체의 규모가 작은 단위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유럽연합은 국경을 넘어 도시간 거버넌스를 확대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스위스의 국경이 닿아 있는 라인강유역에 대한 거버넌스 정책이 그렇다. 이렇게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방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기울여질 때 욕망의 충돌로 인한 갈등을 줄여가는 것이기도 하다.

욕망에 기초해 욕망을 확대하는 방향대신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도시가 도시를 편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도시간 협력과 협업이라는 방식이 확대되는 것이다. 내가 사는 마을을 그대로 두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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