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Moment Aug 21. 2022

불편함을 표준화하는 패러다임 변화 전략

리더의 기준 vs 모방자의 한계

세계 최초로 B형 간염 바이러스 항원을 혈청에서 분리한 1973년. 백신을 최초 개발한 1979년. 둘 다 한국 의학자가 한 일이다. 하지만 백신 상용화는 4년이나 더 걸린 1983년. 그 사이 프랑스와 미국이 백신을 먼저 상용화하고 우리나라는 백신 수입국이 됐다.


무신사가 벤치마킹한 기업인 일본의 조조타운은 지난 결산 기준(2019.4Q-2020.3Q), 상품 취급액(GMV) 4조 3천억 원, 매출액 1조 5천억 원, 영업이익 4500억 원 규모의 대표적 패션 플랫폼이다.


의류제품은 국가마다, 브랜드마다 사이즈 표기법이 다르다. 그래서 온라인 쇼핑 시 지금도 큰 불편이다. 조조타운은 기존의 스몰, 미디엄, 라지 같은 두루뭉술한 사이즈 표기를 표준화했다. 제품이 입고되면 검수하고, 사이즈를 측정해서 조조타운의 표준 표기법에 맞게 정리한다. 조조타운에 익숙한 고객은 계속 조조타운에서 구매할 이유가 생긴다.


1979년부터 1983년 사이, 세계 최초로 B형 간염 백신을 개발한 김정용 박사는 국내 보건 당국에 해당 백신의 인증을 받지 못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백신 인증을 미국이나 유럽의 인증 기준을 모방하기만 했다. 그런 나라에서 나온 세계 최초의 백신은 인증을 받을 방도가 없었다.


그 4년 사이, 미국과 프랑스는 재빨리 백신을 개발하고 자체 기준을 만들고 인증 후 상용화했다. 한국은 백신을 비싼 값에 사 오는 처지가 됐다.


기준과 표준. 특히나 이전에 없던 기준과 표준은 선도하는 그룹만이 만든다. 업계나 카테고리의 표준이 될 것인가? 그저 판매량을 늘리는 단기적 현상에 안주할 것인가?


불편함을 표준화하는 것은 본질적인 질문이고 효과적 전략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