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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나무숲 Mar 04. 2023

우리는 진심이었기에

며칠 전 동료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김창옥님의 강연의 일부였다. 짧게 편집된 동영상이었고, 이내 아래 강연의 일부라는 걸 알게 되었다.


https://youtu.be/JweU-ja9QfE


동료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요근래 우리는 회사에서 매일 아팠다. 비실비실 앓는 것만이 아픔의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화를 낼 에너지는 남았지만, 일을 할 에너지는 남아있지 않았다.


김창옥님은 말했다. 우리가 아픈 이유는 매순간 진심이었기에 그런 것이라고. 아파서 너무 힘들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일 하는 것에 진심이었기에 서운하고, 화가 나고, 아픈 것이다.


그 사람이 우리의 진심을 몰라주었기에, 결국엔 우리의 진심은 쓸모 없어졌고, 우리는 아프다.


작년 말에 커리어 코칭을 받은 적이 있다.

코치님은 1명, 코칭 대상자는 2명. 2대 1의 커리어 코칭이었다. 나를 포함한 코칭 대상자의 공통점이 있었다. 둘 다 번아웃이 왔다는 것이었다. 물론 각자 처한 상황은 달랐다. 나는 회사에 애정이 없기에 번아웃이 왔고, 다른 대상자는 회사에 애정이 있기에 번아웃이 왔다. 하지만 번아웃이 오는 이유는 명확했다. 열심히 하려다가 안돼서 온 것이었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으나 결국은 한계가 왔기에, 번아웃이 온 것이었다.


동료와 나의 진심이 외면 당해 아픈 것도 결국엔 번아웃과 비슷한 것 같다. 열심히 하려던 것도, 진심이었던 것도. 본질은 같다. 시작과 과정은 치열했으나, 끝은 김이 빠졌다.




2월 중순이었다.

탈락의 고배에 이직 준비의 원점으로 돌아갔던 순간. 또 다시 번아웃이 왔다. 작년 말과는 다른 번아웃이었다. 에너지가 쑤욱 빠졌다. 에너지와 함께 내 눈에서 눈물도 빠졌다.


그리고 2주가 지났다. 하나씩 회복하고 있다.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아직은 괜찮다. 그리고 하나씩 뭘 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회복하고 있다는 증거다.


가만 보면 나는 일을 만들어서 하는 스타일이고, 일을 하면서 에너지를 얻는 스타일인 것 같다. 물레바퀴를 돌려서 전력을 생산하는 것처럼..!


학업활동도 다시 시작하고, 개인적으로 해보려고 하는 것도 있고. 여러 가지, 멀티태스킹 하면서 떠날 준비를 해야지.


2주 전에 왜 이런 걸 생각을 못했을까, 왜 이렇게 동굴에 쳐박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2주가 나의 회복기간인가보지, 뭐.


순간순간 울컥하는 때도, 막막할 때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나아가야지.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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