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이오 Jul 27. 2018

#2. 사라오름

신비로운 기운을 전하는 작은 백록담.

사라오름 이야기  명혈-오름

한라산 중턱 해발 1324m의  사라오름에는 태고의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산정호수가 있으며 작은 백록담으로 불릴정도로 아름답다.  제주의 12대 명혈지 중 제1음택 명혈지이기도 하다.


소백록 사라오름


사라오름을 만나려면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는 게 좋다. 성판악 코스로 가야 하는데, 오후 한 시 이후부터는 코스 입구에서 입산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성판악 코스 입구에서 두 시간 정도 올라가면 사라오름으로 가는 길에 다다른다. 산길을 올라 해발 1,300m 지경에 이르렀으니 숨은 이미 차올랐고 다리는 뻐근해졌기 마련이다.

숨을 가다듬고 계단을 오르면 길의 끝에 나무 터널이 대문처럼 열리며 새하얀 안개가 가득한 공간이 펼쳐진다. 그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 안개는 걷혀가고, 터널의 끝에 이르면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숨이 탄성이 되어 나지막하게 흘러나올 수밖에 없다. 눈앞에 사라오름 산정호수의 신비로운 장관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호수. 작은 백록담으로 불리는 이유를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는 풍경이다. 그리 깊지 않은 화구호는 강수량이 적을 때엔 바닥을 드러내기도 한다는데 적당히 물이 차오른 호수를 본다는 것은 운이 좋은 편이다. 여러차례의 실패.. 3번의 방문 끝에야 그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물이 차오른 호수만이 아니라 짙은 안개까지 겹쳐저 사라오름은 선택받은 자들만이 그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도 든다. 둘레는 약 250m, 직경은 약 100m 정도로 축구장 정도의 크기다.


사라오름의 이름인 ‘사라’는 ‘신성한 곳’을 뜻하는 고어(古語) ‘솔’에서 왔다고 한다. 깊은 산 고요한 곳에 자리한 산정호수에 걸맞은 이름이 아닐 수 없다.


백록담의 기운이 사라오름에 맺혀 동쪽으로 뻗어나가는 형세이기에 이곳에는 신성한 기운이 가득하다. 풍수지리학에 따르면 이곳은 기운찬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으려는 형세인 생사축와형(生蛇逐蛙形)으로, 제주의 6대 음택명혈지 가운데 으뜸인 제1 음택 명혈지다. 최고의 음택명혈지답게 험한 산세임에도 군데군데 묘 자리를 쓴 곳이 보인다. 명혈지의 기운도 기운이지만 그 정성이라면 대대손손 번창할 만도 하다.


이곳에 충만한 한라산의 기운 덕분인지 기진맥진했던 몸도 금세 가뿐해진다. 호수의 가장자리를 따라 놓여있는 나무데크 길을 따라 호수 반대편까지 걸어가노라면 발길을 옮길 때마다 풍경이 달라져 감탄이 연발한다. 호수 바닥은 붉은 송이가 깔려있는데, 물이 맑아 올챙이들이 헤엄쳐 다니는 것이 보인다.


데크 끝 너머엔 사라오름의 반대편 능선과 그 아래로 펼쳐진 숱한 오름들 그리고 한라산 주봉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망원경도 설치되어있어 여기저기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고 널찍한 공간에서 쉴 수도 있다.

한라산의 위엄을 과시하듯 바람이 수시로 인다. 다시 산정호수로 넘어오면 전망대 쪽과는 다른 세상인 양 맑게 개이고, 짙은 안개 낀 호수와는 또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거울처럼 하늘을 비추는 호수를 보며 어느 마음인들 맑게 닦이지 않을까. 신비로운 기운이 산정호수에 가득 차 능선 너머로 흘러넘치는 느낌이다. 이토록 시시각각 변하며 감동을 주는 사라오름을 뒤로하고 좀처럼 떨어지지 않던 발걸음을 돌렸을 때는 이미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흘러 해가 중천에 자리 잡곤 한다.


난의도 : ★★★★★

코스길이 : 왕복 12.8Km

소요시간 : 약 3시간 40분



-교래, 선흘 곶자왈

-절물휴양림

-사려니숲길

-산굼부리


-경사가 급한 코스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노약자나 심장이 약한 사람은 몸상태에 유의하며 오른다.

-멧돼지, 들개 등 야생동물이 출몰하기도 하니 주의한다.


매표소 ⇒ 속밭대피소 ⇒ 갈래길 ⇒ 사라오름산정호수  ⇒ 사라오름전망대

- 승용차이용시

제주국제공항 → 서광로 → 중앙로 → 5.16도로 → 성판악 휴게소 (도로 1131 이용) 


- 버스 및 도보이용시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서귀포행 버스 승차 (5.16도로) → 성판악 하차


- 입장료 : 무료

- 입산 통제시간 : 동절기    - 15:00 , 춘추절기    - 15:30,  하절기    - 16:00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산2-1번지 

- 상세문의 : 064-725-9950 



매거진의 이전글 #1. 돌하루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