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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이오 Aug 06. 2018

#6. 와흘 본향당

웅장함과 다정함이 함께하는

와흘 본향당 이야기 당-숲


부부 신이 따로 좌정한 곳이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제단을 독차지한 남신보다 쫓겨나 한쪽 구석에 좌정한 여신이 더 인기가 좋다. 신목의 가지도 대부분 여신 쪽으로 뻗어있어 신기하다.   
제주민속자료 제9-3호 (2005년 04월 06일)


와흘 본향당


와흘 본향당의 신목은 탄성이 저절로 나올 만큼 엄청나다. 학교 교실 두 개만 한 꽤 넓은 공간의 당 전체를 신목이 지붕처럼 덮고 있을 정도이니 그럴 만도 하다. 원형 돌담을 따라 계단식 자리가 마련되어있고 그 가운데에 당의 주신인 ‘산신또’를 모신 제단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당 한쪽 구석에 작은 제단이 하나 더 있는데, ‘서정승따님신위’가 놓여 있다. 당 본풀이가 그 사연을 전해준다. 

백조 십일도령 본향 신위

원래 이곳의 주신은 서정승따님아기였고 아기 셋을 데리고 혼자 살면서 마을을 보살펴주고 있었다. 그러다 이 마을 외다리 할아버지가 중매를 놓아 송당 금백주 여신의 열한 번째 아들인 ‘산신또’를 만난다. 그는 한라산에서 사냥을 즐기며 한가로이 지내는 신이었다. 둘은 서로 첫눈에 반해 함께 살게 되었다. 임신한 여신은 입덧 탓인지 뜬금없이 돼지고기가 먹고 싶어 졌다. 보통 당신들은 돼지고기를 금하기에 돼지털 몇 가닥 태우는 냄새로 입덧을 달랬다. 외출했던 남편이 돌아오더니 더러운 식성을 가진 이와 함께 상을 받을 수가 없다며 부인을 내쫓는다. 그렇게 해서 산신또는 제단과 제물을 독차지하게 됐고, 남편에게 쫓겨난 여신은 동쪽 구석에 쪽방을 차리게 된 것이다.  신기하게도 당의 신목인 팽나무의 굵은 가지는 대부분 여신이 좌정한 제단 쪽으로 뻗어있다. 다른 나무들도 이 제단 쪽으로 우거져 있어 상대적으로 남신의 제단 쪽은 조금 썰렁한 느낌이 든다. 마을 사람들도 남신보다는 여신 쪽으로 기울어진 모양이다. 남신의 제단에는 마을의 공식적인 당굿을 할 때에만 제물을 차려가지만 여신에게는 언제나 찾아가 제물을 올리며 소소한 기원이나 하소연을 한다고 한다.

서정승 따님 신위

살다 보면 잔걱정이 마음을 시끄럽게 할 때가 많은 법이다. 그럴 때는 누가 내 말을 조용히 들어주기만 해도 마음이 가벼워진다. 어머니처럼 따스한 기운이 감도는 여신의 제단 앞에서 이러쿵저러쿵 하소연하고 싶은 일을 마음속으로 털어놔보면 어떨까. 

- 별도봉

- 절물휴양림

- 함덕해수욕장


- 제주 민속신앙의 신성한 당이므로 출입 시에는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관람한다.

- 2009년에 발생한 화재로 인해 훼손된 신목 팽나무의 회복을 위해 2012년 9월 30일까지 일시적으로 개방하고 이후 출입이 통제된다.

리사무소 직원의 안내하에 관람할 수 있다.

상세문의 : 와흘리사무소 064-782-0391

공식 굿 날인 음력 1월 15일과 7월 14일에는 개방된다. 


난이도 : ★☆☆☆☆

코스길이 : 왕복 100m

소요시간 : 약 15분


입구 ⇒ 당올레 ⇒ 와흘 본향당

승용차 이용 시

공항로 → 용문로(8.9km) → 봉개 교차로에서 선흘(송당) 방면으로 좌회전 → 중산간동로(4.8km) → 와흘 본향당

버스 및 도보 이용 시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조로(제주. 대흘 1리. 서귀) 승차 → 와흘 정류장 하차 → 와흘 본향당까지 350m 도보


입장료 : 무료

입장 시간 : 연중 개방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 1274-1   

상세문의 : 064-782-0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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