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앓기 시작하면서 학교 상담실을 자주 끌려다녔다. 나중에 알고보니 엄마한테도 연락이 갔던 모양이다. 자살 사고나 자퇴 등의 이유로.
문득 그 시절이 생각난다. 당시 집에서 먼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매일 아침 지하철을 타러가면 엄마한테 문자가 왔었다. 아침까지 차려주고 인사 다 하고 나왔는데 굳이 왜 보내지 싶으면서도 꼬박꼬박 답장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연락을 받은 뒤부터 였던 것 같다.
엄마는 그때 그 전화를 받고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어떤 심정으로 매일 아침 그런 문자를 보냈는지도. 10년째 그대로인 나를 보면서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할까. 티 안낸다고 노력을 하는데 분명 티가 나겠지... 요즘도 가끔 회사에 있으면 컨디션은 괜찮냐는 등의 사소한 문자들이 오곤 한다. 오늘도 그랬다.
나는 바보같게도 그런 사랑을 받고 있어서 죽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