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의 음모

0762

오늘의 월과 일의 합은 20이고 차는 6이다.

곱은 91이고 나누면 0.538461538416... 이거나 1.857142857142...이다.

월을 일로 나누어도 일을 월로 나누어도 소수점이하 여섯 자리가 무한반복된다.

538461
857142

반복되는 두 수의 간극은 흥미롭게도  셋 둘 하나 셋 둘 하나이다.

영차영차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며 무한으로 달려간다.

잦아지면서 다시 상승하며 소멸하지 않는다.

잇다이스트

숫자 13에 대한 공포증을 ‘트리스카이데카포비아(Triskaidekaphobia)’라고 한다.

불운의 수가 행운의 수를 만나니 묘한 반응이 인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은 함께 온다.

시선의 쏠림이 한쪽을 놓치게 한다.

그래서 연속이나 교대로 인식한다.

마치 불행은 한꺼번에 닥친다거나 새옹지마라고 판단하는 것과 같다.

불운을 발에 신고 하루를 사는 것과 행운을 머리에 이고 하루를 보내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두 결괏값은 다른 수의 배열로 나타나며 같은 주기의 리듬을 보이기에 함부로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 단정하는 것도 지혜롭지 못하다.

중요한 건 두 개의 수열을 끌어안고 균형을 읽어내는 것이다.

어쩌면 오늘은 그 간극의 겸허를 촉각 하는 기회를 부여받은 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