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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스쿨 Jul 11. 2023

하루 한 명 어린이를 기록합니다

인디스쿨 <어린이 관찰일지> 리뷰 1 (준비 운동) 

오늘은 문화팀의 첫 시도, 6월 한 달 동안 진행된 <어린이 관찰일지> 소식을 들려 드리려고 합니다: )




<어린이 관찰일지> 기획 배경 

<어린이 관찰일지>는 말 그대로 어린이를 관찰하고, 관찰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이미 충분히, 넘치게,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계시는 선생님들에게 '우리 같이 어린이를 관찰하고 기록해보면 어때요?'라고 물어본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우리 선생님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아주 높은 확률로 아이들과 보내고 계실 테죠. 양적인 시간뿐만 아니라 밀도 있는 몰입된 시간의 대부분을 아이들 곁에서 보내고 계실 텐데요. 선생님 곁 가까이에서 오랜시간 머무는 어린이들을 기록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기록이 #교사 OOO의 성장일지 라든지 #내 안에 있는 어린아이와 화해하는 여정 이라든지 #더 멋진 어른에 한걸음 내딛는 어른 OOO의 일기 라든지 #나와 잘 지내는 연습 등 어떤 기록이 될지는 모르지만요.


홍보 및 모집 시작

홍보가 시작되자마자 많은 선생님들께서 넘치는 관심을 보여주셨는데요. 선생님들이 <어린이 관찰일지>에 참여하고 싶어 하신 이유는 다음과 같았어요. 


첫 번째, 교사의 건강한 습관 형성과 성장 욕구

교직 생활을 꾸준하게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어요.

아이들을 향한 관심이 불균형해질 수밖에 없는 교실에서 의식적으로 모두에게 균형을 맞추고 싶어요.

전담 기간제로 일하면서 제가 흘려보내는 단서와 경험이 너무 많다는 것을 체감했어요. 

아이들을 함부로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신규교사의 능력 증진을 위해 신청합니다. 

아이들의 좋지 않은 점을 주로 기록하는데 긍정적인 면에 집중하고 싶어서 신청해요. 

매년 생활기록부를 쓸 시점이 되면 아이에 대한 두루뭉술한 이해는 있지만 구체적인 언어를 찾기 어렵다는 생각을 해요. 1년 동안 더 꼼꼼히, 꾸준히 기록하면서 아이들을 이해하고, 교사로서도 좋은 습관을 들이고 싶어서 지원합니다. 


두 번째, 교사와 아이들의 관계 증진

좋은 라포 형성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우리반 어린이들 한 명 한 명과 좀 더 돈독하게 소통하고 싶어요.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더 세세하게 보면서 더 많이 사랑해주려고 합니다.

자세히 보면 다 예뻐보이겠죠? 어린이들을 예쁘게 바라보기 위해서 신청해요. 

보석처럼 빛나는 아이들의 순간을 발견하고, 기억하고, 사랑하기 위해서요.


세 번째, 힘든 상황 속 마음을 다잡기 위한 지푸라기

처음 담임을 맡은 신규교사입니다. 생활 지도와 수업 준비에 지쳐서 매일이 힘들어요. 아이들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마음을 다잡고 싶어서 참여합니다.

현재 학폭 문제로 학급 분위기가 무너져내렸고, 저 역시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들의 마음을 발견해주고 싶어요.

올해로 15년차인데 매너리즘에 빠진 것같아요. 마음을 다잡고 싶어서 신청합니다. 

작년 역대 힘든 학급 운영을 겪으면서 교직 인생 최대 위기를 겪었습니다. 올해 상황은 나아졌지만 학교 가는 게 너무 싫고 힘드네요. 학교를 좋아하고 학생들을 좋아하던 제가 그립습니다. 저를 다시 되찾기 위해 신청해요.

교직에 회의감을 느끼는 요즘, 오히려 아이들 곁에 다가가면 교사가 되려 했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네 번째, 그 외

내 속에 감춰진 어린 나를 찾아보는 귀한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지원했어요.

교실엔 교사인 저 말고도 아이들이 존재하는데 그동안은 제 이야기만 기록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을 중심으로 한 기록을 남기고 싶어요.

제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이들을 기록하는 것은 저를 위한 기록이자 아이들을 위한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233분의 선생님께서 <어린이 관찰일지>에 등록하셨습니다. 이중 세 번째 이유는 크게 생각하지 못 했던 부분인데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서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수업, 상담, 각종 행정 업무 등으로 이미 충분히 바쁘고 정신 없는 학교 생활을 하고 계실 텐데, 치열한 고민을 모른 척 하지 않고 <어린이 관찰일지> 문을 두드려 주신 우리 선생님들, 너무 멋지지 않나요 ?? 


모집 마감 및 기다림

등록이 마감된 후 선생님들에게 직접 손으로 기록할 수 있는 실물 <어린이 관찰일지> 노트를 발송해 드렸습니다. 운영하는 기획자도, 참여하시는 선생님들도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프로젝트 시작을 기다렸는데요.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그 뒷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23.07.11
인디스쿨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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