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ochē 멈추다 보류하다
인디뷰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인디뷰 발행을 담당하고 있는 에디터 ‘뷰’입니다. 인디뷰를 처음 기획하던 당시는 추운 겨울이었어요. 외부 단체에서 인터뷰 고수를 모셔 뜨끈-한 돌솥밥을 먹으며 자문 미팅을 진행하고, 코트와 목도리를 꽁꽁 여민 채 강남에 위치한 카페에서 첫 인터뷰를 진행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덥고 습한 여름 장마가 시작되었네요.
인디뷰의 시간은 쏜살같이 빠르게, 그리고 알차게 흘렀습니다. 작년 12월 킥오프 미팅을 시작으로 팀 내에서 두 달 가량 탄탄한 기획을 하는 시간을 가졌고, 한 달에 한 번 운영진 선생님들을 인터뷰 하여 상반기 총 네 편의 인터뷰 기사를 발행했지요. 한 달에 한 편 공개되는 인디뷰를 관심 갖고 읽어봐 주시는 덕분에 3월호 <좋아서 하는 사람들>의 조회 수가 두 달 만에 4,000뷰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7월은 신나는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달이기도 하지요? 인디뷰도 7월, 잠시 쉬어 가려 합니다. 이름하야 인디뷰의 에포케(Epochē)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에포케는 ‘멈추다, 보류하다’라는 뜻을 가진 철학 용어로 ‘진리에 가까이 가기 위한 판단 중지’를 의미하는 말인데요. 인디뷰 이야기를 하다가 웬 갑.분.철(갑자기 분위기 철학)이냐고요? 어려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잠시 멈춰 서서 인디뷰의 방향성을 점검해 보려고 합니다. 인디뷰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나아갈 방향성을 다시금 다잡아 보려고 해요. 7월은 인터뷰 기사가 아닌 인디뷰의 에포케를 함께해 주시겠어요?
인디뷰는 ‘인디스쿨 자원 활동가 임팩트 보고서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인디스쿨은 인디스쿨을 사랑하는 초등 교사 자원 활동가의 기여를 통해 운영되는 단체이지요. 인디스쿨은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단지 인디스쿨을 애정 하는 마음, 초등 교육 현장에 이바지 하고 싶은 마음으로 모인 운영진 선생님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인디뷰는 이렇게나 멋진 운영진 선생님들을 주목하고 싶었어요. 운영진 선생님들의 ‘수고’와 ‘노력’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운영진 선생님들이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어떤 전문성을 키워 가시면서 우리 교육의 어떤 문제 해결에 이바지 하고 계시는지 구체적인 의미를 발견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드릴 것이 감사 인사뿐인 우리 운영진 선생님들의 수고와 노력에 구체적인 언어를 부여하고 싶었어요.
이뿐 아니라 인터뷰라는 형식을 빌려, 한 사람의 서사 안에 담긴 인디 스피릿(인디스쿨 정신)을 담아내는 게 의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디스쿨이라는 공익적 활동을 보다 널리 알릴 수 있고, 누군가를 인디스쿨에 초대하는 통로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
인디뷰 기획 회의가 마무리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인터뷰 고수의 외부 자문을 받는 일이었습니다. 뉴그라운드 신지혜 님을 모셔서 인터뷰 과정 전반을 학습했고, 덤으로 고수의 실전 경험에 숨겨진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어요. 이후 본격적인 인터뷰 준비에 돌입했는데요. 각 팀, 성별, 연차 등을 고려한 인터뷰이 목록을 추려서 섭외 연락을 드리고, 사전 서면 인터뷰 자료를 만들면서 인터뷰이 선생님들을 만날 준비를 했습니다. 인디뷰라는 이름과 로고도 이때 만들어졌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인터뷰이 선생님들과 접점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인터뷰 기사가 발행되기 최소 한 달 전 운영진 선생님을 섭외하여 사전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서면 인터뷰를 바탕으로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는 한 시간 ~ 한 시간 반가량이 소요되었는데요. 세 번의 대면 인터뷰와 한 번의 화상 인터뷰로 총 네 번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네 번의 인터뷰를 통해 다섯 분의 선생님 -기술연구팀의 막내 라인 박태준-서승희 선생님(이후 기술연구팀에 새로운 팀원이 합류, 찐 막내 선생님이 들어오셨답니다.), 연수팀 정진형 선생님, 미디어콘텐츠팀 팀장 최웅비 선생님, 모니터링팀 ㅇ현지 선생님- 을 만났고요.
인터뷰 요청 연락을 드리는 것은 언제나 떨리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긴장감이 무색하도록 인터뷰 요청을 받으신 선생님들 모두 흔쾌히 인터뷰 요청을 수락해주셨습니다. “당연히 해 드려야죠.” 라거나 “성심껏 작성해 보겠습니다.”와 같은 말로 오히려 뷰를 격려해주시면서요.(울컥) 성심성의껏 서면 인터뷰 자료를 작성해 주시고, 인터뷰에 응해주신 다섯 분의 선생님 덕분에 인디스쿨 기술연구팀, 연수팀, 미디어콘텐츠팀, 모니터링팀이 각각 어떤 곳인지 알 수 있었고, 인디스쿨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보러가기
3월_좋아서 하는 사람들 https://brunch.co.kr/@indischool/79
4월_조력자, 돕는 사람 https://brunch.co.kr/@indischool/82
5월_좋은 경험을 나누고 싶은 사람 https://brunch.co.kr/@indischool/83
6월_필요를 보고 자원하는 사람https://brunch.co.kr/@indischool/85
뷰는 인터뷰이 선생님들에게서 네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래와 같습니다.
1. 우리 운영진 선생님들은 필요가 보이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2. 고민을 몸으로, 행동으로 확장하는 책임감을 장착하였다.
3. 팀원의 수고를 소중하게 여기고, 팀원을 신뢰한다.
4. 이 모든 건 좋아서 하는 일이다.
인디스쿨 온라인 커뮤니티를 유지 및 보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 및 팀 내 스터디를 통해 더 나은 온라인 환경을 고심하고 구현하는 기술연구팀, 초등 교사에게 필요한 고전 연수뿐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연수들을 고안하고 기획하여 제공하는 연수팀, 더 많은 선생님들이 인디스쿨과 닿을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선생님들이 직접 콘텐츠 제작을 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미디어 콘텐츠팀, 필요를 발견하고 자발적으로 팀을 창설한 이래 밤낮 없이 온라인 커뮤니티 보안관으로 애쓰는 모니터링팀.
때로는 좌충우돌하기도 하고 효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 인디스쿨에 이 일이 필요하다면’ 우리 선생님들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행동으로 인디스쿨에 기여를 아끼지 않습니다. 이렇게 각 자리에서 애쓰는 팀원들을 알기에 동료를 소중히 여기고, 서로 존중하며 일하는 모습이 매우 멋지게 느껴졌고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이 모든 게 좋아서 하는 일이라니… 우리 선생님들 참 멋지지 않나요?
이렇게 멋진 인터뷰이를 만난 것은 인터뷰어로서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운영진으로 애써 주시는 모든 선생님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들어 보지 못 한 게 조금 아쉽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좋은 인터뷰를 들려 드릴 기회가 많이 있겠죠?
인디뷰는 범위를 확장해 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운영진을 구성하고 있는 각 팀의 이야기에 주목했다면, 이제는 한 발 넓혀서 인디스쿨이라는 울타리 내에서 더 나은 초등 교육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그룹과 개인에 주목해 보려고 해요. 교사모임, 프로젝트 참가자, 자료 업로더 등 각 자리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인디스쿨과 함께하고 계시는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나고 싶은 바람입니다. 인디뷰가 지금 이 기사를 읽고 계신 선생님을 찾아 가게 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2023 상반기, 애정을 가지고 인디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확장된 소식으로 돌아올 인디뷰 많이 기대해 주시고, 애정으로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2023.07.05.
인디스쿨 김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