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라리가 23/24, 마드리드 시비타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AT 마드리드와 UD 라스팔마스의 경기.
시비타스 메트로폴리타노
선수 이적을 위해 파트너와 마드리드로 출장을 떠났던 나는 여정의 마지막에 다다라 파트너를 통해 AT 마드리드의 VIP석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 일정이 시작되는 날 마드리드에 도착했을 때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가 있었지만 가지 못해 아쉬웠던 마음을 이번 경기로 달랠 수 있었다.
레전드 토레스의 유니폼을 입은 아버지 그리고 그리즈만의 유니폼을 입은 아들, 이것이 축구의 낭만 아닌가!
경기 당일, 7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은 많은 인파로 가득 찼다.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 말을 타고 순찰을 도는 경찰, 그리고 원정에서 큰 소리로 응원가를 부르는 라스팔마스 서포터들이 인상 깊었다.
원정에서 응원가를 부르는 UD 라스팔마스 서포터즈
경기장 외부에는 AT 마드리드의 감독 시메오네와 그리즈만 등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감독과 선수들의 사진이 크게 걸려 있었다. 2월의 스페인 날씨는 패딩을 입을 만큼 쌀쌀했지만, 강한 햇살에 양지에서는 따뜻함을 넘어 뜨거움을 느낄 정도였다.
스타디움 외부
VIP 전용 게이트를 통해 스타디움에 들어서면, 바에서 다양한 음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주스부터 탄산음료, 맥주, 와인, 샹그리아까지 기호에 맞게 다양한 음료를 마실 수 있었다. 또 다른 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면 스타디움이 정면으로 보이는 통유리 창과 함께 다양한 음식과 스낵이 구비된 라운지가 있었다. 이곳에서는 스페인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가 기타와 드럼을 연주하며 경기 전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음식은 대체로 스페인 음식들이 간이 세서 짰지만, 고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육류와 디저트류가 많아서 좋았다. 다양한 육류 요리와 디저트가 경기 관람의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라운지의 모습과 빠에야
경기장은 지붕이 관중석을 덮고 있었지만, 위치에 따라 햇볕이 강하게 들어오는 곳도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마르코스 요렌테의 15분, 20분 연속 골로 AT 마드리드가 승기를 잡으며 전반을 마무리했다. 전반에 두 골이나 터진 경기를 즐겁게 보고 있던 중, 해가 넘어가면서 햇볕이 정면으로 내리쬐어 살이 타는 고통을 느끼게 되었다. 결국 시원한 맥주에도 견디지 못한 나는 47분에 터진 AT 마드리드의 세 번째 골을 보고 더위를 피해 라운지로 들어가야 했다.
열정적인 AT마드리드의 서포터즈
다행히도 라운지에는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 경기를 계속 볼 수 있었고, 창을 통해 경기장 내부도 잘 보였다. 경기장의 분위기를 호흡하며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시원한 내부에서 디저트와 간식을 바로바로 즐길 수 있어 나름의 만족도는 높았다.
날씨가 좋아 맥주와 스타디움의 사진이 썩 잘 나왔다.
경기는 멤피스 데파이의 마지막 골까지 포함해 총 5골이 터지며 AT 마드리드가 5대 0으로 승리했다. 행복한 모습으로 썰물 빠져나가듯 떠나는 AT 마드리드 팬들 사이로, 라스팔마스 팬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UD 라스팔마스는 놀랍게도 이날 경기 이후 리그 14경기째 승리가 없다.
이렇게 나의 첫 라리가 경기는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마무리되었다. 가까운 미래에 내 선수가 라리가에서 뛰는 날을 기대하며, 다시 한번 스페인의 축구 열기를 느낄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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