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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기, 개방형 혁신에 동참해야할 이유

전통기업의 코로나 수출위기 극복을 위한 디지털 혁신 방법

< 본 글은 2021. 6. 8. 무등일보 칼럼에 기고한 글입니다 >


인터넷 혁명 시대인 1990년대 처음 등장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디지털 기술이 사회 전반에 적용돼 전통적인 사회 구조를 혁신하는 개념이다. 한정된 분야를 개선하는 단순한 기술 혁신과 달리,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선도적 기술은 전통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기에, 기회도 크지만 위험도 높다.


코로나19는 디지털 전환을 본격적으로 촉발한 계기가 됐다. 지난 한 해 세계적인 수출 침체 속에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소위 FANGMAN(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의 주가는 수직상승했다. 바이러스(Virus)가 바꿔놓은 새로운 경제, 브이노믹스(V-nomics)는 언택트, 팬데믹 등 신조어를 쏟아내며 우리 생활 패턴과 산업 지형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위축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벤처스타트업의 약진은 눈에 띈다. 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전세계 스타트업 투자금액은 작년 3분기까지 바이오헬스케어, 교육, 모바일을 중심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스타트업 생태학자 김영록 대표는 스타트업을 기술과 감성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비즈니스 환경을 자신들의 방식과 '야생성'으로 돌파하며 혁신을 만드는 "변종의 늑대"로 설명한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브이노믹스 시대의 도래는 기존 전통산업에는 위기겠으나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는 스타트업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소위 '변종의 늑대'들과 협력하는 개방형 혁신(Open-Innovation)에 눈을 떴다. 포브스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의 54.2%가, 상위 100개 기업의 68%가 스타트업과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협업을 하고 있다. 반면 우리 주요 제조업체들은 제품 혁신에 있어 열에 여덟은 자체 개발에 의존하고 있다. 지역 수출을 견인해온 우리 전통기업들을 현장에서 만나보면 수도권과 지역 생태계 간 혁신 격차는 훨씬 크게 느껴진다. 변화의 압박과 고민은 많으나, 스타트업과 교류의 기회도 적고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 막막해 한다.


다행히 최근 국내에서도 GS, 롯데, 한화 등의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벤처투자, 액셀러레이팅 등 스타트업과 협력에 나서며 다양한 성공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광주 출신 자율주행 스타트업도 올해 미국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고 국내외 주요 대기업과 협력을 시작하는 등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무역협회와 산업은행이 매년 6월에 개최하는 혁신페어 넥스트라이즈에는 150개가 넘는 국내외 대기업과 1천개가 넘는 스타트업들과 만나는 등 개방형 혁신은 이제 국내에서도 대세로 자리잡았다.


작년 산업부 중견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견기업이 내수 중견기업 대비 신제품개발, 설비자동화, R&D 투자에 세 배 이상 높은 참여도를 보인다 한다. 디지털 전환에서 자유로운 영역은 어디에도 없고, 혁신의 수준이 곧 수출 경쟁력인 시대가 도래했다. 무역협회가 수출기업과 바이어를 연결하던 경험을 발전시켜 지역기업을 혁신생태계와 연결하고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다윗과 골리앗의 혁신 협력을 벤치마킹해 지역의 중견·중소기업도 '변종의 늑대'의 등에 올라타 혁신성장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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