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준비되지 않았는데
장마가 와버렸다
아직 장화를 신지 못했는데
그렇게 와버렸다
장마가 벌써 시작인 건지
아니면 이미 장마였던 건지
뒤늦게 무거운 장화를 신어 보지만
이미 흠뻑 젖었다
그렇게 젖어있다
옷은 젖어 답답한 기분
젖은 옷에 피부가 쓰라린 기분
이런 기분들을
견뎌내느라 애쓰고 있다
난 이 장마가 버겁다
그리고 가끔은 두렵다
이게 영원할까 봐
하지만 장마는 잠시뿐이니까
지나갈 거라는 희망을 품는다
빨리 너라는 장마가 지나가기를
얼른 무거운 장화를 벗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