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아빠와 일곱 아들의 빙어낚시 여행
매년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 여행을 하려고 한다. 작년에도 갔던 춘천 오월리에 한달 전부터 숙소를 예약해두고 함께여행을 갈 친구들을 모집(?)한다. 올해는 더욱 매서운 추위가 예보되고 아이폰도 출발 전날부터 당일 아침까지 한파주의보 문자가 계속 울린다.
그래도 일곱 아빠들은 그 누구도 걱정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 라는 자세로 하나 둘씩 출발했다고 단톡방에 각자 출발문자를 알렸다. 작년 빙어낚시 체험 후 너무 재밌었던 나와 동생은 해피선대디 멤버와 또 지인들을 초대하여 여행을 준비했다. 몇 번 여행을 합을 맞춰 다니다보니 이제는 각자 역할 분담이 되어 숙소예약부터 장보기, 아이들 간식 준비까지 여행 준비는 순식간에 끝난다.
아이들과 여행할 때 우리는 정말 기본적인 장만 본다. 1박의 경우 점심은 각자 먹고 만나기 때문에 아이들이 먹을 메인 메뉴인 저녁과 다음날 아침만 간단히 준비한다. 메인 밥(햇반)과 불고기(삼겹살은 몇 번다니면 번거롭다) 그리고 핫도그와 컵라면. 아빠들을 위한 메뉴는 부대찌게와 안주 그리고 맥주 몇캔정도다. 정말 간소할 정도로 준비해서 멤버의 아내가 ‘이거 가지고 14명이 먹을 수 있어?’ 라고 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아니지만 몇 번 여행을 해보니 짐을 최소화하고 되도록 현지의 음식도 즐기는 식단으로 짜다보니 우리의 짐은 가볍다.
우리 팀이 먼저 도착하고 하나 둘씩 아빠와 아들들이 도착한다. 아이들은 보자마자 서로 소리릴 꺄꺅 지르며 반갑다며 인사한다. 이 텐션은 여행이 끝날때까지 유지된다.
눈썰매를 타고 낚시를 하고 눈을 굴리고 제각기 아이들과 아빠들은 뛰어논다.
빙어는 한마리도 못잡고(올해는 여기에 없는 걸로), 우리는 재밌게 놀다가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서는 밖에서 놀던 일곱 아들들의 에너지가 응축되어 작은 공간에 표출되기에 그야말로 난장판이 된다. 하지만 아빠들도 일곱이라 우리는 각자 역할 분담을 통해 저녁준비, 아이들 통제(?), 짐 정리 등등 알아서 각자 움직인다.
차린 반찬은 없지만 아이들은 질세라 서로 집에서 보다 밥을 더 경쟁적으로 잘 먹는다. 이래서 부모님들이 밥 없어서 못었어 요즘애들은... 소리를 하신 거 같다. 같이 있음 잘 놀고 잘먹고 잘잔다.
친구들과 만날 때 미디어 노출정도를 커밍아웃하고 만난다. 그렇게 안하면 나중에 큰 원망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보시다시피 미디어 노출이 거의 상 ㅠㅠ 하지만 적절한 시간약속은 꼭 지키는 편이다.
아이들은 아침밥을 먹자마자 밖으로 뛰쳐 나갔다. 축구공 하나로 거의 두시간 가까이를 땀을 흘리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점심때가되어 근처에서 밥을 먹고 각자 집으로 출발했다. 아마도 차안에서는 모두 쿨쿨 잤을것이다. 해피썬대디클럽 2기는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