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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빛나 Aug 26. 2015

저는 예비교사입니다.

'진짜' 교사가 되고 싶다.

난 올 한해를 특별하게 보내고 있다. 아니, 오히려 너무 잔잔하다고 해야 맞는건가?

어찌 됐든.. 난 '진짜' 교사가 되고 싶은 꽃다운 청춘의 예비교사다.


요즘의 교사용 지도서는 저렇게나 거대하다

오늘도 난 어김없이 국어수업 모형과 각종 동화, 시, 주장하는 글쓰기 방법 등등 수없이 많은 지식들을 섭렵중이다. 초등학교 수준의 지식이라고 해서 쉽게 봤던 나였다.

그런데 4년 가까이 교대를 다니며 공부하고 교생이 되어 아이들도 가르쳐 보니 이게 만만치 않다.

우리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분수의 곱셈 나눗셈을 초등학교 학생들의 인지수준에 맞게 그것의 원리를 설명해야 한다. 학생들이 기계적인 공식암기가 아닌 관계적 원리이해를 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를 수없이 많이 고민해야 한다. 모든 걸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해야 하는 셈이다.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알아버린 내게 남은 동심과 순수함은 티끌만 한가보다. 아이들 머릿속 생각을 가늠하는 게 제일 어려우니 말이다.

옹기종기 오순도순 올망졸망

얼마 전,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집 아저씨께서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내려가는 나를 보시고는 무슨 공부를 하냐고 물으셨다.


"초등교사가 되려고 준비중입니다."

"초등학교 선생만큼 쉬운게 없어~ 덧셈뺄셈곱셈나눗셈만 가르칠 줄 알면 되잖아 허허허허"


그말이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매일 아침 일찍 도서관으로 가서 밤늦게 돌아오던 그동안의 내 노력이 너무 보잘것 없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선생님이 되려고 이렇게 노력하는 건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는 것도 아니고, 그 아저씨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사실은 더더욱 잘 알고 있다.


누군가의 눈에는 너무나도 쉬워보이는 초등교사다. 하지만 선생님이 절대 꿀같은 직업이 아님을 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내게 선생님이라는 이름은 그저 한낱 직업이 아니다.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나의 인생 그 자체라는 확신이 있다.

아이들이 제 인생의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도록 뒤에서 받쳐주는 조력자,

희생, 봉사정신 그리고 사명감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진짜' 교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잠시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고 다시 내 길을 걷는다.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쭉

난 내 길을 걸어갈 것이다.

다시 만날 그 날이 어서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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