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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명진 Sep 10. 2018

산내 현장(1)

앞서 말했듯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계약이 체결되고 공사가 시작되었다. 두 건이 거의 비슷하게 이뤄졌는데 첫째는 산내였고 두 번째는 포천이었다. 먼저 산내 현장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산내는 경주 옆에 붙어있는 지역인데 소고기로 유명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을 정도로 낙후된 곳이다. 그만큼 자연이 혹독한 곳인데 오죽하면 산 안쪽에 있다 하여 산내라는 명칭이 붙었을까. 우린 이런 지역에서 칼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2월 말에 첫 삽을 떴다. 이때는 전혀 예상치 못한 길고 긴 산내 현장의 시작이었다.


정말 첩첩산중이란 말이 어울리는 곳이다


나와 대니 및 다른 직원들은 글램핑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전무했기 때문에 전적으로 산내 현장과 포천 현장은 K와 그가 데려온 현장 직원(김 부장)의 노하우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K는 영업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사실상 김 부장이 산내 현장의 기술 책임자였다. 이렇게 임무분담이 되고 호기롭게 일을 시작했으나 곧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두 가지 큰 이유가 있었는데 첫째로는 혹독한 날씨와 현장 상황이었다. 유달리 추웠던 18년 겨울, 주위에는 추위를 막아줄 수목도 없는 허허벌판인 현장은 작업 속도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한 공기지연은 후에 우리에게 아킬레스건이 됐다. 두 번째는 김 부장의 능력 부족이었다. 김 부장이 산내 현장의 기술 책임자였지만 그는 사실 그럴 능력이 없었다. 당연히 작업 진행은 더뎌지고 한번 할 일을 두세 번 하게 되었다. 그를 추천한 K에게 나는 분노했고 그는 본인의 잘못을 시인하며 김 부장을 정리하는데 동의했으나 이미 한 달의 시간이 지나간 후였다. 



이렇게 초장부터 산내 현장의 삐걱대기 시작했고 김 부장이 없어진 시점에서 당연히 K가 현장에 자주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K가 현장에 개입되면서 더 크고 심각한 갈등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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