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일기
김사장님과는 당근마켓 거래를 하다가 만났다. 당근에 예쁘고 관리가 잘 된 원목가구들이 올라와있길래 누가 가게라도 정리하나보다 싶었다. 좋은 가격에 만원만 더 내면 판매자가 직접 가구를 가져다주기까지 한다. 당근온도 99도의 김사장님이었다.
내가 마음에 들어한 체리우드 식탁과 소파, 그리고 사무의자를 직접 차에 실어 가져다 주셨을 때 내가 물었다.
"혹시 카페같은거라도 정리하세요?"
"하고있던 카페 한 곳은 정리하고 한 곳 더 차리는데, 가구가 충분해서 나머지는 정리하고 있어."
"그러시구나. 이번에 이사를 왔는데, 좋은 가구들이 싸게 올라와있어서 너무 좋네요"
내 말을 듣고는 자신이 가구를 더 보여주겠다며 무지개그린빌라 5분 거리에 있는 자신의 창고로 나를 데려가더라. 잠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상수역 근처에 새로 카페를 차려서 자신의 아내가 운영할 것이라고 한다. 자신은 사업도 하고 인테리어도 해서 가구가 많다고 한다. 다양한 일을 하시는 것 같았다. 나는 어른들에게 싹싹하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일에는 자신이 있었기에 재주를 좀 부렸다. 건축학과를 다니고 가구도 공부한다고 하자 나에게 관심을 보이셨다. 나중에 일도 도와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연락처를 받을 수 있었다.
나는 김사장님이 기분으로 부른 만원의 값으로 창고의 건축물이 담긴 나무 액자를 가져갈 수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서며 다음에 뵙자는 인사를 건냈다. 차에 있던 김사장님이 창문을 내리고 웃으며 말하신다.
"나중에 요앞에서 소주 한잔 하자고"
좋죠. 김사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