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전략분석하기 003
서비스/사업 분석하기 001
이번 아티클에서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전략을 마이클 포터의 Generic Competitive Strategy를 가지고 분석해보려고 한다.
사실 지난 달부터 전략적 사고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이번 주차에 클래스 멤버들과 치열하게 논쟁했던 내용이 좋아서 기록으로 남겨보려 한다.
스터디가 궁금한 분들은 인스타그램에 @one_point_strategy
스타벅스 코리아 분석에 사용한 GCS는 마이클 포터가 1980년대에 개발한 전략 프레임워크이다.
Generic Competitive Strategy 즉, 본원적 경쟁 전략은 산업 내에서 경쟁우위를 효과적으로 차지할 수 있게 하는 3가지 기본 전략이다.
기업의 큰 전략 방향성은 언제나 원가우위(Cost Leadership), 차별화(Differentiation), 집중(Focus)라는 기본 전략안에 있어야 한다고 마이클 포터는 주장했다.
스터디에서 GCS를 통해 스타벅스 코리아의 행보를 분석하기로 한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외부자의 입장에서 사업이나 서비스를 분석할 때 결과론적 시각에서 좋아보이는 점, 아쉬운 점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실제 나의 선택의 기로 앞에서는 탁상 공론이 될 뿐이다.
스타벅스는 언제나 차별화 전략의 대가인양 거론이 되는 브랜드 중 하나이고 PR 기사에서도 차별화 전략이라는 말이 빠지질 않는다.
하지만 정말 이 전략을 고민하고 결정했던 전략 팀장의 입장에서도 그랬을까?
정작 전략의 방향은 차별화가 아니었지만, 속내를 다 들키지 않기 위해 '차별화’라는 멋진 워딩을 쓰기도 했을 것이다.
혹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해석하는 팔로워들의 입장에서 그 특별함을 ‘차별화’라는 말로 포장했을 가능성도 있다.
나 또한 막연히 스타벅스는 차별화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깊은 고찰없이 판단하기도 했다.
그래서 스타벅스 코리아의 진짜 전략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정말 내가 스타벅스 코리아의 전략팀장이라는 마음 가짐으로.
분석에 앞서 3가지 기본 전략을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자.
원가우위 전략은 비용우위 전략이라고도 번역하는데, 말 그대로 경쟁사보다 ‘더 저렴한 원가'를 의미한다.
주의할 점은 이 전략의 싸다는 점이 곧 나의 ‘출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원가의 절감을 통해 고객에게도 싸게 팔면서 나 또한 수익에 타격을 입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원가우위 전략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다이소를 들 수 있다.
다이소는 창업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초저가를 지향한다.
그 방법으로 ‘핵심 기능만 남기고 주변 기능을 정리하면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이 바로 원가우위, 비용우위의 정수라고 할 수 있겠다.
차별화 전략은 쉽게 말하면 ‘다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다름을 위해 브랜딩, 재밌는 광고, 색다른 팝업 스토어 등의 시도를 주로 하게 되며,
개인적으로는 근래에 들어 유독 많이 거론된다고 생각되는 면이 있다.
이 차별화 요소는 단순히 모방해서 같은 효과를 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비용 우위를 고려하기 보다는
서비스 품질이나 브랜드 이미지 개선, 고객의 만족스러운 브랜드 경험 등을 위해 때로는 과감한 투자도 감행할 필요가 있다.
차별화의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앞서 말했듯 스타벅스가 많이 언급되는데,
사실 차별화 전략은 작은 브랜드가 눈에 띄기 위한 초기 전략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귤 브랜드 '귤메달'이 대표적인 예다.
제주의 감귤이 맛있다는 것은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고, 귤은 유독 호불호가 적은 과실에 속한다.
또한 제주는 식당에서도 귤을 한 봉다리씩 무료로 나눠줄 정도로 공급이 넘쳐서 원가우위 시장을 이미 선점한 업체들이 많았다.
귤메달은 이러한 제품의 특성을 올바로 파악하여 집중이나 원가우위보다는 세련된 차별화 전략을 차용하여
디자인과 브랜딩에 주력한 힙하고 색다른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귤메달의 패키지와 공식 계정을 보면 귤메달이 ‘다르다’는 걸 별다른 설명 없이도 한 눈에 느낄 수 있다.
집중화 전략은 틈새시장(Niche Market)을 공략해 경쟁 우위를 차지하는 전략이다.
특히 한정된 자원과 자본을 가진 기업들이 시장을 세분화하여 특정 고객군만을 염두해 만족시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집중화 전략은 단순히 집중 뿐 아니라 집중&원가우위 혹은 집중&차별화 방향으로도 전개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만 봤을 때는 그게 뭐가 그렇게 다를까 싶겠지만,
기업의 큰 전략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기에, 한 마디가 추가됨에 따라 전사의 모든 세부 전략이 바뀐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집중화 전략도 최근 작은 브랜드들에서 많이 살펴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요즘 뉴스레터(스몰 미디어)들에서 가장 그 정수를 느낀다.
2030을 위한 투자나 정치 등의 다소 넓은 집중화부터 시작해서 클라이밍, 서핑, 지방살이 등의 취향/취미를 기반으로 한 아주 니치한 집중화까지, 시장 규모가 작더라도 확실하게 타겟팅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여담이지만 이런 브랜드를 가로로 넓게가 아닌 세로로 깊게 공략했다고 해서 버티컬(Vertical) 브랜드라고도 한다.
그럼 대략적인 개괄이 끝났으니(이제야) 본격적으로 스타벅스 코리아 전략분석을 시작해보자.
스타벅스 코리아는 1999년 이화여대 앞(신촌) 지역에 첫 지점을 출점했다.
이때 스타벅스 코리아의 첫 전략 방향성은 어땠을까에 대해 많은 사람이 집중&차별화 전략을 이야기했다.
*다시 한 번, 중요한 건 외부자의 시선에서 감상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 그 입장이 되어 배팅한다고 생각해보는 것
정답을 알 수는 없지만, 내 생각은 ‘집중’ 전략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큰 성공을 이룬 스타벅스의 브랜드를 고스란히 들고 왔기에 이미 그 자체로 차별화가 달성되었다.
전략적으로 선택한 다른 차별화 요소(한국식 신규 메뉴 등)는 딱히 없었다.
그 당시의 힙쟁이들(ㅋㅋ)이 모였다는 신촌 이대 일대에 점포를 내며 해외 유행에 민감한 20대를 타겟팅하는 집중화 전략을 선택한 것 같다.
스타벅스 앱은 개인적으로 역기획을 한 번 해보고 싶은 프로덕트이기도 할만큼 아주 멋진 전략적 한 수였다.
앱(app) 운영을 해 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별 게 아니어 보이는 이 앱에는 유지/보수/마케팅에 천문학적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앱이 활성화되기만 한다면 또 이만한 Lock-In 전략이 없다.
그 중에서도 앱을 통한 원격 주문 기능 사이렌오더는 2014년, 스타벅스 코리아가 한국에서 차별적으로 시도한 전략이었다.
이 시절의 스타벅스는 아침/점심 시간이면 주문이 몰려 대기줄이 매장 바깥까지 이어지곤 했다.
당연히 너무 긴 대기 탓에 이탈하는 유저 비율이 높았을 것이고,
이렇게 발생할 수 있는 매출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앱 내에 원격 주문이 가능한 사이렌오더 기능을 런칭했다.
이를 통해 앱 다운로드 수가 순식간에 증가했고, 각종 이벤트 등으로 브랜드 접점을 늘렸으며
당연히 결과적으로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지는 부수적 목표까지 달성되었다.
특히 사이렌오더를 위해 스타벅스 카드에 선불금을 충전하게 되는데, 말 그대로 아직 먹지도 않은 커피에 미리 돈을 내게되는 구조이다.
게다가 자동 충전 기능까지 도입되며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마르지 않는 선수금의 샘이라고 할 수 있다.
조사에 의하면 카드 충전, 기프티콘으로 조달한 선수금이 2019년 기준 1200억에 이르렀다고 한다.
지금은 대부분의 카페가 스벅을 차용해 자체 앱을 구축하고 원격 주문 피쳐를 넣지만,
스타벅스만큼 자체 앱과 원격 주문 서비스를 활성시킨 브랜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게 바로 차별화 전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선점 효과의 아주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스타벅스의 매출 중 얼마를 차지할까?
스터디 때는 별도의 서치없이 알고 있는 데이터로만 추론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아티클을 쓰기 위해서는 조금 더 찾아봤다.
조사에 의하면 기프티콘 등의 카페 선불충전금의 규모는 2700억 원에 이르고, 이 중 92%인 2500억 상당이 스타벅스이다. (ㅎㄷㄷ)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한 스타벅스의 매출 규모를 정확히 골라낼 수 는 없었지만
스타벅스의 매출이 23년 기준 3조를 달성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각종 기프티콘, 기프트쇼 등의 매출을 약 10% 정도의 규모로 예측해볼 수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하게 되었을 때의 초기전략은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ROAS를 줄이고, CAC를 낮추는 원가우위 전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규모가 커지면 배가 아파지기 마련.
특히 스타벅스 앱 내에서 ‘선물하기’ 피쳐가 생긴 이후로는 기프티콘 대한 수수료가 눈엣가시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스타벅스 앱 내의 e-gift 피쳐 활성화를 위한 각종 이벤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체감 상 매달 그 달의 e-gift 이벤트가 있는 듯.
이쯤에서 한 번 이야기해볼만한 내용은 바로 새롭게 적용되는 규제에 대한 부분이다.
이전부터 논란 거리였던 스타벅스 기프티콘 사용이 추가금 결제를 유도한다는 부분에 대해 23년부터 새로운 규제가 적용되었다.
이전에는 기프티콘 금액보다 적은 금액의 상품을 결제할 수 없고 무조건 초과해야했기에,
추가금을 결제해서 기프티콘 금액보다 많이 결제해야만 했다.
바뀐 규제로는 기프티콘 쓰고 남은 금액을 고객에게 돌려주게 되었고, 스타벅스는 이를 앱에 적립해주는 방식으로 협의했다.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ARPU(고객 당 평균 결제 금액)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규제였지만
원가 우위 전략 차원에서 다시 본다면 기프티콘을 통한 마케팅 효과에 더불어
그렇게 유입된 고객이 차액 적립을 위해 앱을 설치하게 만들기 때문에 CPI(앱 설치 당 비용)가 개선되는 획기적인 비용 우위 전략이 될 수 있다.
또한 그렇게 적립된 금액 때문에 앱 설치를 유지하는 고객이 늘어나면,
앱 내에서 e-gift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선물할 수 있는 사람의 모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해당 기능을 사용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모든 기업은 위기를 겪고, 위기 앞에서 무너지기도 하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그 않에서 유의미한 전략을 도출해내는게 중요하지 않나 다시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전략은 스타벅스의 특수 매장들이다.
고급 커피/경험을 취급하는 리저브 매장과 뾰족한 컨셉의 특별한 매장인 THE 매장이 있다.
스타벅스는 왜 이런 특수한 매장들을 출점할까.
대부분의 기사나 분석들을 찾아보면 이를 스타벅스만의 '차별화' 전략이라고 표현한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집중&차별화 였다. 차별화보다 집중에 더욱 방점이 찍혀있다.
PLC (제품 수명 주기)에 의하면 제품은 개발기,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의 5단계의 수명 주기를 거친다.
사람이 늙듯이 프로덕트도 늙고, 이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슬픈 일이다.
이에 의하면 스타벅스는 사실 이미 꽉찬 성숙기를 지나고 있다.
이미 많은 유저를 확보한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확보한 유저를 최대한 오래 Lock-In 하는 것.
스타벅스가 계속 MD나 콜라보 등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의미있는 특수 매장들을 출점하는 것은 이런 의미해서 원래의 고객에게 계속 특별한 알럿을 주는 '집중&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나이는 들더라도 되더라도 멋지고 힙한 노인으로 늙어가는 방법을 택한 게 아닐까.
길고 긴 스타벅스 코리아 전략분석이 끝났다.
전략적 사고 클럽 스터디 멤버들과 함께 치열한 과정을 통해 도출해낸 결론이라 그런지 나름의 탄탄한 논리구조를 갖춘 것 같아 뿌듯하다. (해당 스터디가 궁금하시면 댓글로 남겨주시길!)
지면 상 생략하고 축소한 이야기들은 스타벅스 앱 역기획을 통해 더 풀어볼 예정이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