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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방앗간 Jan 16. 2023

팀장님은 광고를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먹고 살려고 합니다.

슬램덩크 만화 캡쳐-활용

광고 좋아하시나 봐요

2022년을 함께한 광고주와 식사자리를 가졌다.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담배를 한대 피울 때, 브랜드 팀장님과 마케터분께서 "백팀장님은 광고를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라는 말을 들었다. 음... 물론 광고주분들 앞에서 광고업계이야기, 이전 대행사 이야기,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 마케터들의 고충, 회사성장, 트렌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2시간 동안 신나게 떠들었던 모습이 떠올라 머쓱해졌다.


"아뇨 저는 돈을 버는 수단입니다", "먹고살려고 합니다"라고 답했다. 멋없는 말일 수도 있다.


브랜드 마케터들은 왜 마케터가 되었을까?

나는 왜 광고일을 지금까지 하고 있나?

대행사 분들이 인하우스 마케터로 가고 싶다고 할 때 난 광고대행사가 편하다고 하는가?


곰곰이 생각해 볼 때, 광고를 좋아한다는 간지럽고 쑥스러운 말보다, 경쟁 비딩에서 승리의 성취감, 이 캠페인과 성과는 내 거라는 생각, 브랜드마케터의 고충을 미리 알고 있어 피하는 모습, 현 직장이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그래도 편하다는 생각, 인정받고 싶은 욕구, 스펙타클한 과업으로 스트레스를 받지만 해결했을 때 속 시원함, 믿음 주는 대표, 부족하지만 따라주는 내 새끼들 같은 팀원들 등등 복합적인 생각이 든다. (아 물론 거절할 수 없는 조~오~은 제안이 오면 거절을 못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틈나면 네이버, SNS, 유튜브에서 표현기법 괜찮은데? 이거 써먹을 수 있겠다 판단되면 캡처해서 폴더에 넣어놓고, 업데이트된 매체소개서 찾아보고, 타 회사의 실무자들을 찾아다니며 물어보고, 스타트업 대표들과 클럽하우스에서 토론하고, 툴을 독학하는 등, 사적인 이야기가 아닌, 광고 이야기만 신나게 떠드는 모습들이 다른 분들에게는 광고에 진심인 사람처럼, 좋아하는 사람처럼, 미친 사람처럼 보이는가 보다.


좋아한다는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왜냐면 많이 괴롭고 힘들었음에 썩 유쾌한 기억이 많은 건 아니다. 그렇게 나이를 먹고 경험을 쌓아가며 경력자 혹은 전문가라고 인정받은 것 같다.


사람들은 후회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필자는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보다 '후회해서는 안된다'라고 생각한다. 후회하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 20대 초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아등바등 먹고살려고 발버둥 쳤던, 성공은 아니더라도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들였던 모든 노력과 과정을 부정해야 하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기 때문이다.


즐겨서는 아무것도 안된다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 중 청페강연에서 농구선수 서장훈 님의 영상이 있다.

출처-유튜브 캡쳐

서장훈 님 말씀처럼 즐겨서는 절대 안 된다. 즐기는 방법에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원하는 것에 도달하기까지 본인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달려야 하는 것이다. 비딩, 야근, 광고주 갑질 하고 있는 모든 업무는 괴롭고 힘들다. 더 완벽하게, 확실히 알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스스로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뛰어난 사람, 잘 아는 사람, 인정받는 사람, 단단한 사람이 되기 위해 계속 달린다.


욕심, 욕망이 나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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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열심히 발버둥 치는 중소 광고대행사 팀장의 생각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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