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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해사 어름 Apr 28. 2023

[Review] 영화 '리바운드' (스포 없음)

"에라 모르겠다!"


리바운드 : 농구에서 골인이 되지 아니하고 림이나 백보드에 튀어나오는 공을 잡는 일.


림에 맞고 튀어나온 공.
왼발을 디딤돌 삼아 튀어 오른다. 공을 되찾기 위해.
그렇게, 공을 잡았다! 패스, 달려!
쿵쿵쿵- 발을 내딛고 있는 힘껏
점프- 골! 환상적인 역습.


 상대의 실책으로 공이 림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그건 내게 다시 한번 주어진 절호의 기회다. 골대에 반사된 공을 먼저 가로채야 한다. 그렇기에 있는 힘을 다해 점프해야 한다. 뭐 결국 그 공을 잡을지 말지는 너도 나도 모른다. 그리고 설령 공을 가로챘더라도 그 찬스가 우리 팀의 골로 이어질 지조차 알 수 없다. 그렇게 결과를 알 수 없을지언정 일단 점프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일단 뛰어야 기회가 생기니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우리는 도전한다. 그게 농구가 됐든 인생이 됐든. 적어도 한 번은 뭣도 모르고 시도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아무것도 모르니 급소인 정수리를 정면으로 내민 채 들이받는 것이다. 그러고 깊은 깨달음을 얻는 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내가 받은 벽이 생각보다 더욱 단단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일단 한 번만으로는 그 벽이 부서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우리는 숨을 고르며 속으로 생각한다. 이 벽에 다시 한번 받을지 아니면 다른 벽을 찾아 떠날지. 다른 벽을 찾아간다고 해서 절대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처음 시도했던 벽이 부서진 다음에야 그 뒤가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었음을 깨닫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다만, 만약 그 벽을 다시 시도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때부턴 이것저것 따질 필요가 없다. 인정사정없이 있는 힘껏 들이받아야 한다. 마치 리바운드된 공을 되찾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뛰어오르듯 말이다.


 뭐 결과는 모르겠다. 내가 이렇게 최선을 다해 뛰어오른다고 한들, 상대의 큰 키에 밀려 속수무책으로 다시 공을 빼앗겨 기회를 내줘버릴 수도 있다. 있는 힘껏 받았지만 벽이 생각보다 더욱 단단해서 작은 금조차 남기지 않은 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도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것을 말이다.


 점프를 하지 않으면 공을 뺏을 기회조차 없다. 벽을 받지 않으면 벽이 제 발로 부서질 일도 없다. 이왕 해보는 거 일단은 해봐야 한다. 진지한 자세로. 적절한 타이밍에. 젖 먹던 힘을 다해. 뛰어오르자. 다시 한번.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 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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