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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ak Apr 08. 2019

컬러풀 리우!

리우 데 자네이루를 여행하며 '모르는 게 약'이란 표현을 여러 번 떠올렸다. 친구들에게 브라질이 위험하단 얘긴 덜 들었더라면, 이집트를 떠나 브라질에 도착할 때까지 그렇게 긴장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공항버스를 타고 나오는데 주변이 대도시처럼(?) 깔끔하게 정비돼있어 놀라며 안심했다. 나도 모르게 도시 전체가 빈민가인 파벨라일거라 생각했었던 것 같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 바지춤엔 권총이 하나씩 꽂혀 있고.


혼자 그려온 브라질이 깨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해변은 평화롭고 아름답기만 했다. 시티는 백퍼센트 안심할 수 없었지만, 내가 살던 곳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제 갈길을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로 가득한 전형적인 도시 풍경. 물론 워킹투어 가이드는 수시로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잘 간수하고, 꼭 붙어서 따라다니라고 주의를 줬다.   

카리오카 수도교. 위로는 트램이 다닌다. 낮엔 광장에 노숙자들이 가득했는데, 밤엔 파티(?)가 열린다고 한다. 리우의 밤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들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셀라론 계단

빈민가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든다. 호르헤 셀라론의 작품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는 1990년부터 사망할 때까지 23년 동안 이 계단 작품을 만들었다. 초창기에는 도시 폐기물에서 타일을 주워다 붙였다. 시간이 지나 유명세를 얻자 세계 곳곳에서 타일 기부 또는 현금 지원이 이어졌다. 60여개국에서 모인 2000여개 타일이 215개 계단에 색을 더하고 있다.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 세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한국에서 기부했는지 태극기 타일도 있다.

대부분의 관광은 메인 계단에서 사진을 찍는 걸로 끝난다. 산타 레사까지 올라가는 일은 드물다. 혼자 여행하다보니 조금 더 조심하게 되는데, 함께 투어를 하던 커플의 제안에 함께 215개 계단을 끝까지 올랐다. 그들은 위쪽에 있는 식당을 예약해놓아 가는 길이었다. 남자는 세계여행 중이었고 여자는 다 도시에서 리우로 여행 온 브라질 사람이었는데,  이곳에서 만났다고 했다. 진짜 동네 같은 동네를 둘러 보며 남자에게 여행 얘길 듣고, 여자에게 리우에 대한 정보를 얻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 그들과 헤어진 뒤엔 평화로운 고요함이 스산함으로 변하긴 했지만...

수도교 위를 지나가는 트램. 내려갈 땐 돈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공짜로 탔다.


리우 올림픽의 흔적

리우에서 꼭 가야 할 곳이라고 워킹투어에서 만난 커플의 여자가 추천한 곳.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리우 올림픽을 기념해 5개 대륙의 대표 얼굴을 그린 벽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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