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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원 Apr 23. 2021

나의 가계부

가정 경제연구소 여섯 번째 이야기

전엄 맘의 가계 자산 관리- 가계부 편


40이 넘도록 경알못으로 살았다. 솔직히 소득은 알지만 자산이 뭔지 몰랐고, 저축은 알지만 투자가 뭔지 몰랐다. 말하자면 금융문맹이었던 셈이다. 다행히 뭐든지 기록하는 습관이 있어 20년 넘게 매일 가계부를 썼다. 그런데 경제를 모르니, 지출을 가계부라는 형태로 기록만 할 뿐이지 활용할 줄 몰랐다. 지출 내역의 기록, 그냥 그것으로 끝이었다.


2018년 여름 부동산 폭등기를 계기로 경제에 눈을 뜬 후, 내 인생에서 다시는 2018년 뜨거웠던 여름의 비참함을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그 무렵부터 닥치는 대로 경제 서적, 부동산 서적, 재테크 서적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간 써왔던 가계부도 (1) 지출 비중이 높은 항목을 파악해서 적정 범위 내에서 지출을 관리하고 (2) 매월 잉여자금을 저축하고 투자하여 우리 집 가계 자산 관리 계획을 월 단위로 계획, 수정하고 싶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지출 항목은 고정비, 고정 변동비, 변동비로 나누었고 평소에 변동비 항목을 타이트하게 관리하려 노력하고 있다. 관리비, 통신비와 같은 고정비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고, 주로 집안 대소사, 경조사비, 자녀 교육비에 해당하는 고정 변동비 또한 가족과, 주변 사람, 아이의 미래를 위한 지출이기 때문에 아끼고 싶은 마음은 없다. 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출하는 편이다. 다만 식비, 의류비, 기타 생필품비와 같은 변동비야 말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해서 디테일하게 구분해서 지출을 통제하는 편이다. SSG닷컴, 마켓 컬리 등의 쇼핑 카테고리를 벤치마킹하면 상세하게 변동비 항목을 작성할 수 있다.


요즘 재테크 열풍과 맞물려 SNS에서 간혹 일주일에 10만 원으로 살기, 하루 1만 원으로 먹고 살기 등의 절약 프로젝트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주변 사람에게 인색하면서까지 아끼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요요가 오기 마련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 보다는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쓸데없는 욕심을 내지 않는 마인드와 생활태도를 장착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예컨대 계절의 변화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아름다운 공원을 산책하는 데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면 마음이 행복하고 지식과 교양이 쌓인다. 그런데 굳이 백화점에 가서 명품숍 앞에서 대기표를 받고 4시간, 5시간 기다려서 수백만원 하는 명품백을 사며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과연 행복해질까, 진심 궁금해진다.


요즘은 모든 지출을 신용카드로 하기 때문에, 일일이 영수증을 챙겨야 하는 수고도 할 필요가 없는 데다 편리한 가계부 어플도 많은 모양이다. 아날로그 인간이랄까, 구 시대 인간이랄까 나는 그냥 엑셀이 편하다. 저녁 먹고 매일 저녁에 5분 정도 당일 지출 내역을 엑셀에 기입하고, 그날의 중요 사항과 내일 해야 할 일을 다이어리에 손으로 적는다. 일종의 저녁 루틴인데, 이 일을 마쳐야 그날 하루가 마무리된 듯 한 느낌이 든다. * 혹시 필요한 분들을 위해 가계부 엑셀 양식을 첨부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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