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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스이즈아프리카 Jul 19. 2023

현관문 문틀을 판넬과 목재로 직접 제작해보았다.

주의 : 따라하지마시오

천만원으로 셀프 집짓기 프로젝트, 판넬과 목재를 사용해서 아치형 현관문 문틀을 직접 제작해보았다... 왜 아치형 현관문이어야 하느냐. 나는 그 당시 모로코 건축 양식에 미쳐있었다. 문은 무조건 아치형!이라는 마음으로 굳게 다짐하고 아치형 현관문을 폭풍 검색했으나. 매우 제한된 모델과 엄청나게 비싼 가격,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별로 안예뻤다. 건축박람회에서 아치형 현관문을 찾았으나 내가 원하는 모로코 스타일 아치형이 아니라, 약간 요정의 숲에 나올 것 같은 엘프의 집 문 같아서 탈락. 인터넷에 나오는 아치형 문들은 다 중문 제작하는 업체였고, 외부 도어는 제작하지 않는다는 말에 그냥 내가 직접 만들어 보기로 한다. (네??????/!?!)


아치형 문틀을 만들기 위한 치열한 흔적들... 어디든 빈 공간이 있으면 이것저것 다 그려보고 고민만 계속 함.이대로 빙하기가 온다면, 양양의 어느 움막에서 발견된 벽화로 역사책에 나오겠지...


아치형 현관문이 마뜩찮은게 없어서 영림도어의 방문을 두세트 사왔다. 이 때만해도 왜 현관문이 견고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조차 없었다. 결과적으로 정말 정신나간 짓 이었다.방문을 현관문에 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난다. 이 것들에 대해선 후술하도록 하겠다.


따라하면 큰일나는 아치형 현관문 틀 만들기

※주의 : 만약 이 과정을 보면서 "오호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드신 다면, 그 생각은 단연코 잘못된 것입니다. 절대 괜찮지 않습니다 !!!

그냥 기록용으로 남깁니다.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할 현관문 틀 만들기!!!!!


순서)

1) 틀이 들어갈 너비를 계산하여 각관을 용접하고 골조를 세운다 :여기까진 무난하게 OK !


2) 판넬을 컷팅하여 아치를 딴다 : #원형톱 과 #직쏘 를 이용하여 철판을 오려내고 스티로폼 자르는 열선으로 곡선 부위를 잘라냄


이 문틀 만들기의 관건은" 아치를 어떻게 구현할거야?"라는 거였다. 지금부터는 기존의 상식과 정보가 필요없는 영역으로 들어간다. 네이버 지식인에 몸과 두뇌를 맡기고 살아온 얄팍한 인생에서, 지식인이 대답해주지 못하는 영역이란 없을 줄 알았건만... 태양신도 모르는 아치형 문틀 만들기를 본능으로 도전한드아 !!!

*아치를 만드는 방법 : 보통은 실내 목공에서 다루끼를 짧게 끊어 이어붙여 아치를 만들고, 그 위에 오징어 합판을 댄다.


그런데 우리는 실외와 연결되는 문이어서, 이 방식을 썼다가는 비나 습기,눈과 같은 외부 날씨의 변화에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

그리고 외부에서 일단 아치로 보여야했음. 또한 판넬은 1m 단위로 측면에서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 세가지의 조건을 만족시키려다보니...


 고안한 방법이 판넬을 걍 아치로 잘라내는 거였다. (왕단순. 이럴거면 고민을 왜...)

아주 무난한 #보쉬원형톱

가성비 좋다 원형톱은 그닥 좋은 걸 안사도 되지 않나 생각함 어차피 판넬 같은걸 주로 잘라내고 정교한건 그라인더로 따내는게 낫기 때문.

지금은 망한 #스매쉬직쏘

쏘쏘- 엄청 덜덜 거림 그러나 엄청 저렴했다. 리뷰의 의미가 없다


잘라냄 .. ㄷㄷㄷ 엉망진창 절단면이지만 마감하면 괜찮을거야....

끝이 날카로운 부분은 접었다


*판넬 접는 법 : 가위나 날카로운 것으로 접는 면 안쪽에 자국을 내어 접으면 매우 잘 접힌다. 커터칼 절대 사용금지. 써보면 알겠지만, 칼날같은 나약한 놈은 이 판넬의 세계에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보통은 2000원짜리 이 가위를 가장 많이 씀. 만능 가위! #원예용가위 #만능가위 #다용도가위 라고 치면 나온다. 공사하면서 10개는 산 것 같다. 계속 잃어버리고 가위 날 나가고 등등 (판넬 접다보면 날이 남아나질 않음)





뚜뚱 !



뭔가 대충 모양을 갖추었다

이제 내부의 아치를 만들 차례다



3) 내부 아치 만들기  : 얇은 합판 잘라내어 전면부 아치 만들기 + 아치

얇은 합판으로 아치 모양을 따내고, 그 합판 뒤에 다루끼등을 이용하여 힘을 지탱해보기로 한다

ㅋㅋㅋㅋㅋ 합판이 너무 커서 테이블쏘에 택도 없음

#테이블쏘 는 #디월트#dw745 은근 힘이 좋음. 그러나 큰 물체를 자를 때는 상당히 정교하고 안정감 있는 팔 힘이 필요.또는 작업판을 만들어서 할 수도 있겠으나, 귀찮아서 그냥 대충함

합판을 치수에 맞게 잘라낸다

4) 트리머를 이용하여 아치를 잘라낸다

트리머는 가구 수업때 주로 사용했던 #Makita#마끼다 . 마끼다는 다 무난하다.

가성비 좋음. 다른 모델들에 비해 진동이 적고 가격이 합리적임.


5) 스프러스구조목으로 문틀 깎아내기


지옥의 문이 열린다. !!! 문을 고정해야 한다!

문틀의 역할은 문을 고정시키는 것이다. 경첩으로도, 틀로도. 모든 문틀은 문이 반대 방향으로 나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당연한 사실이, 엄청난 지옥을 데려왔다.기성 문틀에겐 당연하지만, 뭣도 모르는 초짜인 내게는 빅 챌린지!!!  처음에는 각재와 각재를 붙여서 단차를 둘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문은 어떠한 이유로든 힘을 받고 문틀은 그 힘을 받아내야 하기 때문에 잘못 붙였다간 문이 날아갈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게, 스프러스 각재 두꺼운 것을 사와서 문을 고정시켜야 하는 깊이만큼 잘라내는 것이었다. (굳이 어려운 길로 가기 전문)

 사실 다른 방법을 모르겠음. 지식인도, 내가 애정하는 지성아빠의 나눔세상 네이버 카페도, 아무도 답을 줄 수 없었기에...


매우 수고해준 테이블쏘...


스프러스는 가벼운 나무에 속하지만, 두께가 96에 길이가 3600이나 되다보니 저 조그마한 테이블쏘에 얹고 밀어서 자르기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랐다. 그리고 잘못 빗나가면 되돌릴 수 없다!! 스프러스 각재는 딱 두개를 사왔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해내야만 했다

 톱날 조정도 상당히 까다로웠다.. 다행히 디월트 테이블쏘는 꽤 안정적이어서 우리의 오들오들 떨림을 어느정도는 잘 받쳐주었다.

그리고 쨔잔~

와우 엄청 잘 자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서 나무를 잡고 끙끙 바들바들 떨면서 조심조심 밀어낸 결과물 ㅋㅋㅋㅋㅋㅋㅋ

스프러스 또 사러가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잘돼서 오히려 당황했다




이제 아까 따놓은 아치 합판을 고정시킬 문틀의 상단부를 다루끼로 만들어 보자

정말 걍 뚱땅뚱땅 . 안 흔들릴때까지 분노의 타카질 !

처량한 뒷모습


양심상 피스도 열심히 박고 목공 본드도 열심히 바름.

그러나, 이  때는 초겨울로 온도가 꽤 내려가는 편이어서 목공 본드가 잘 붙지 않았다. 왜 겨울공사를 하지 말라고 하는지 이유를 알것 같았다 .  우리도 처음엔 미쿡의 멋쟁이 배관공처럼 멜빵 바지에 셔츠를 입고 공사를 시작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뭐고 뭐고 따질 기력도 없어 아무거나 눈에 보이는 대로 주워입고 다녔다. 그리고 옷을 바꿔입고 나오면 페인트 묻고 본드 묻고 찢어지고 하다보니 모든 옷이 걸레가 되어갔다..... 이 상태로 읍내 식당에 밥 먹으러 다니던 호기로운 시절이었다 ㅋㅋㅋㅋㅋㅋ 읍내패션리더!!!



그리고 얼렁뚱땡이 문틀 완성??!!?!






주변이 온통 흙바닥일 때 가장 본드 붙이기 좋은 평평하고 깨끗한 장소는?

바로 트럭이다. 해가 져서 기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얼른 본드를 눌러둔다

그리고 또 밤이 되었다. 공사를 시작하면서 모든 밤이 지옥같았지만 (!!)

특히 문틀 만들기는 어려웠다... 하루종일 실패하면 끝! 이라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한 번도 해보지 않은 , 누구의 어드바이스도 없는 일을 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또 무언가 하나를 함께 넘었다.


 산 너머로 보름달이 떠오른다. 오늘도 우당탕탕 여차저차 함께 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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