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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리에 Nov 23. 2022

오늘 아침엔 어떤 질문을 해볼까?

정답이 아닌 자신만의 답을 찾아야겠다.

"신은 보이지 않잖아요. 산소도 안 보여요. 그러니까 신은 산소 아닐까요." 그 학생은 신이 만든 우주에 왜 산소가 없을까 의아한 모양이었다. 신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하니, 신은 지구에 있는 것이다. 지구에는 산소가 있다. 그러니까 신은 산소인 것이다. "그러면 신은 몸속에도 있는 거네."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 학생은 "하지만 토하니 나가버려요"라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 나가이 레이 <물속의 철학자들>

며칠 전 신문에서 읽은 칼럼인데 학교, 기업 등에서 '철학 대화'를 이끄는 저자의 책이라고 한다. "신은 존재할까"라는 질문에 한 여중생이 내놓은 답이 참 엉뚱하고 재밌게 느껴졌다. 저자는 "어째서 엉뚱한 말은 미움을 받을까, 어째서 그런 건 철학이 아니라고 여겨질까"라고 묻고 있다고 한다.


이 칼럼을 읽어 내려가면서 스스로 '나도 매일 질문을 몇 가지나 할까?'라는 질문을 해보았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정해진 루틴대로 마치 로봇처럼 척척 스트레칭도 하고 요리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산책 준비도 한다. 그리고 오후에 출근 준비를 해서 일터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 내가 한 질문들을 떠올려 보았다. "맛있고 속이 편하긴 하지만 왜 매일 아침 같은 음식을 먹을까? " "오늘 일정이 무엇이었더라" "오늘은 산책을 갈까? 말까?" "이번 주에 엄마 생신이니 어떻게 일정을 짜 볼까." "다음 주에 인권 영화가 상연되는데 동생도 같이 갈까? 혼자 갈까?" "점심은 굴국과 굴전을 만들려고 하는데 어떻게 요리하지?" "오늘 중학생들 간식은 뭘로 준비될까?" "노랑이가 오늘 안 보이네, 출산을 하러 간 걸까?" 등 여러 가지 생각과 질문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엉뚱한 질문이 아니어서  엉뚱한 대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이거나 둘 중에 선택해야 하는 보편적으로 쉽게 답이 나오는 질문이었다.


사람들이 생각을 하고 질문을 하면서도 미리 정답을 알고 있는 경우가 더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일반 사람들에 비해 철학자들은 이상하게 들리는 말, 꽤나 비 상식적인 사고를 하는 존재인 것 같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질문 중에 "사람은 왜 사는가"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은 왜 서로 도울까?" "우리는 왜 서로 사랑해야만 할까?"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무엇인가요?""언제까지 일을 해야만 하는가?" 등이 있다. 정답이 있는 듯하면서도 정답이 보이지 않는 질문들이다. 철학자들은 정답이 아닌 자신 만의 답을 찾아간다고 한다. 비록 철학자는 아니지만 소중한 삶을 하루하루 의미 있게 빛나게 살아가고 싶다면 매일 질문하는 습관을 해보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정답이 아닌 나만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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