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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묘한집사 Aug 14. 2021

고양이집사라옹~(2)

구조란 책임의 그림자 같은거….


세상에나~

내가 고양이 다섯마리와 같이 살게 되다니…


꿈에도 생각지도 못한 일이 나에게

생기고야 말았다.


내가 전생에 고양이에게 많은 빚을 진것일까??


인간 사이의 관계의 끈을 인연이라 하고

인간과 고양이와의 관계맺음을 묘연이라고 한다.


미소가 돌아온 날, 고등어도 같이 돌아 오는 바람에 다시 고양이 다섯, 개 한마리, 그리고 사람 한명..대 식구가 만들어 졌다.



무슨 복이 많아 묘연이 다섯 씩이나 ㅠㅠ

나도 이 상황을 받아 들이기 쉽지 않았다.

두세 마리면 어떻게 해 보겠는데 커가는 아이들넷에 군기잡는 애기냥까지…


그런데 돌아온 미소가 너무 불안해 해서 구석에 숨어 울면서도 나오질 않는다. 츄르와 간식을 줘 봐도 낚시대를 꺼내서 흔들어 봐도 계속 구슬프게 울기만 한다 ㅠㅠ


“괜찮아, 이제 집에 왔어”

“오빠 사랑이도 있고 노랑이도 있잖아”

“괜찮아질거야”


고등어는 내품에 파고들고

미소는 베란다 구석에 숨어 얼굴도 안보여 준다 .

그런데 그 옆을 밤새도록 사랑이 오빠냥이 가만히 지켜주고 있었다.

의리 있는 사랑이~

밤새 오빠냥이의 위로를 받은 미소가

아침에 겨우 얼굴을 내밀고 나의 손길을 받아들인다.

“미안해, 미소야~

엄마집사가 다섯마리를 다 키울 수가 없어 보낸거야 ㅠㅠ 너무 많이 무섭고 속상했나보다…. 미안해”


그 뒤로도 미소는 전과 달리 숨어 있기를 반복했고 잘 때 내 가슴위에 끌어 안아

“괜찮아, 미소야~ 괜찮아 질거야~ “ 하며

계속 미안함의 쓰다듬기를 세달이나 하며 진정한 사과를 했다.

사랑이와 엄마집사의 정성과 사랑으로 미소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적응해 나갔다.

결국 미소는 우리집 입양으로 확정 되었고 붙임성 좋은 고등어는 두달 후 다른 집으로 입양을 갔다.



고양이들의 감정이 너무나 섬세하여

상처도 잘 받고 기다림도 느끼며 서로를 위로해주는 것을 보고 한 생명을 가족으로 받아 들인다는 것은 정말 자식 키우는 것과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샵에서는 분양이라는 말을 쓰며 돈으로 개나 고양이들을 사고 판다. 평생 가족처럼 같이 지내게 되는데 물건 취급을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요즘은 분양이 아니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 들이는 과정을 입양이라고 한다.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입양도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아픈 길고양이를 구조하고 돌보며 새로운 가족을 찾아 주는 일을 많이 하게 되었다.

특히 너무 어린 새끼고양이가 버려져 혼자 살수 없거나 병에 걸렸다면 구조한 뒤 병원치료 후 제자리 방사나 새로운 가족을 찾아 주곤 하였다.


제주 새별오름에서 버려진채 새끼를 낳아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빨간 목줄을 한 삼색 고양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간 적이 있었다.


새별이는 사람손을 타는 버려진 엄마고양이 ㅠㅠ

그곳은 인가도 없고 들개들이 돌아 다녀서 고양이가 살만한 곳이 아니다.

빨간 목줄을 한채 하염없이 억새 풀숲에서 위쪽을 바라보던 새별이의 야윈 등이 너무 가슴 아팠다.

새끼들은 아래쪽 푸드 트럭 아래에서 떨며 모여서 있고…. 그래서 동물 단체와 협의하여 일단 구조하기로 결정하고 포획틀을 준비하고 그동안 먹을 사료와 겨울집을 가져다 놓았다.

그동안 푸드 트럭에서 나오는 음식 지꺼기로 아이 낳고 견디고 있었나 보다 ㅠㅠ

엄마 새별이와 새끼 3마리를 구조 후 일단 동물보호센터에 입소 시킨 후 한마리씩 데려와서 우리집 베란다를 임시거처로 마련하였다.

새별이는 허피스에 곰팡이성 피부염과 파보까지 가지고 있어서 병원 진료 후 계속 약을 먹고 병원 다니고 하여 거의 한달간의 치료 후 완치되어 입양을 가서 잘 살고 있다.

우리집에 이미 고양이들이 많아 작은방을 아예 폐쇄하고 나가고 들어갈 때 옷 갈아 입고 샤워하고 소독을 철저히 하여 다행히 우리집 아이들은 옮지 않았다.

그 한달간은 너무 힘들었지만 오로지 새별이를 위한 시간이었다.

새별이는 원래 집고양이여서 인지 너무 순하고 사람을 좋아하여 9살 여학생이 있는 집으로 가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새별이의 새끼들은

하나, 두나, 세나라고 이름 지었는데 보호소에서 두나는 견디지 못하고 파보 바이러스로 고양이 별로 먼저 떠났다 ㅠㅠ

새별이가 떠난 자리를 세나가 와서 있었는데 세나도 여러가지 병을 가지고 있어서 병원 다니고 겨우 나아서 덕수리에 있는 펜션하시는 할머니에게 입양가서 잘 살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는 하악질하고 사람 경계하는 남자냥이 였는데 똑 같은 과정을 거쳐 중성화 후 어느 경찰관에게 입양을 갔다.

정말 신기하게도 입양 전날 하나가 나에게 마음을 열어서 나에게 한참이나 안겨 있었다….

떠나는 것을 알았을까….



정말 깨알발랄하게 낚시 놀이에 진심이었던 하나는 입양 6개월  복막염으로 갑작스럽게 별이 되고 말았다.  입양자와 함께 직접 산에 묻어주고 입양자의 손편지를 넣어주며 꽃을 위에 남겨두었다.


그 후로도 우리집 작은방 베란다는

많은 고양이들의 임시보호처가 되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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