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유경 Oct 18. 2022

TPO에 나이는 없다

나이 들수록 멋있어질 수는 없는 걸까? (2) 

TPO = Time, Place, Occasion
TPO는 일본식 패션용어이다. 시간과 장소 상황에 맞게 옷을 입으라는 말로 요즘은 그 격실을 깨는 것이 오히려 힙한 것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장례식장에 빨간 옷을 입는다거나 결혼식에 상복을 입고 들어가는 것을 힙하다고 하지는 않는다. 격식을 깬다는 것도 잘 들여다보면 상황(Occaision)의 본질을 잘 들여다보고 지나친 형식주의에 도전하는 것이 힙한 것이 된다.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전부인이었던 카를라 부르니는 패션모델이자 가수로 그녀가 영부인이 되었을 때 그녀의 패션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녀는 몸에 달라붙는 뱀피 가죽바지 그물 미니스커트 등도 멋지게 소화하는 인기 모델이었다 사람들은 튀는 영부인 스타일이 나올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그녀의 의상은 매우 절제되고 품위 넘쳤다. 그녀는 TPO에 맞는 완벽한 영부인 패션을 구현한 찐 모델이었던 것이다. 


야스미나 로시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환갑을 넘긴 모델이다. 그녀의 비키니 수영복 사진은 환갑을 넘긴 몸이라고는 믿을 수 없으리 만큼 군살이 없이 탄력 넘친다. 그녀의 아찔한 수영복은 프로페셔널한 모델의 자기 관리로 평가된다.


카를라부르니                                                                                        야스미나로시

 

한 가지 짚고 싶은 것은 TPO에 나이는 없다. 나이 들면 점잖게 입어야 한다는 패션 공식은 없는 것이다.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하루는 미국의 대표적인 앵커 바바라 월터스가 역시 대표적인 인터뷰어 래리 킹 쇼에 나왔다. 래리 킹이 바바라 월터스를 소개하자 그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깜짝 등장했는데 당시 그녀는 청바지에 흰 티셔츠를 멋지게 입고 있었다. 정장을 차려입은 그녀의 모습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그녀의 멋진 모습에 박수를 쳤다. 그때 그녀의 나이 80세가 가까웠다.


청바지에 흰 티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옷차림이다. 그녀가 이런 옷을 택한데 이는 두 가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앵커의 옷을 벗고 바바라 월터스의 내면을 솔직히 드러내는 인터뷰를 하겠다. 나는 청바지에 흰 티를 멋지게 소화할 정도로 자기 관리가 잘 된 사람이다. 이렇게 내가 입은 옷은 나를 말하는 논버벌 랭귀지이다. 


옷을 잘 입기 위해서 많은 옷이 필요하지 않다.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다양한 옷을 입는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는 것이고 잘 어울리지 않는 옷을 절대 입지 않는 것이다. 내 옷장에 TPO에 따른 옷들을 갖추고 있는지 옷장을 열어보라 잘 때, 집에서 생활할 때, 산책 나갈 때, 등산할 때, 손님 맞을 때, 친구들 만날 때, 업무상 미팅을 할 때, 파티에 초대받았을 때, 여행 갈 때 등등 상황을 디테일하게 나누고 각각의 상황에 맞는 옷과 양말 속옷 소품들을 구비해보라. 


옷이 없다고 느끼는 것은  옷이 정말 없어서가 아니라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아서이다.


옷장을  TPO에 따라 정리하다 보면 넘치는 섹션과 부족한 섹션이 있을 것이다. 넘치는 섹션에서는 분명 입지 않고 몇 년째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옷들이 있다. 과감히 버리자. 부족한 섹션은 기본을 보충한다.  이렇게 정리하면 거울 앞에 있는 시간도 짧아진다. 멋 내기는 바로 옷장을 잘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됨을 기억하자.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oh.50?ref=bookmarks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sharon_ooh/ 

오유경 TV : https://www.youtube.com/오유경 TV


작가의 이전글 톰 크루즈가 멋있어 보이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