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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onghyeon LIM Oct 09. 2021

파인 다이닝, 가는 길

레스토랑에 간다.


근사한 점심이 그리워 일주일 전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했다. 한국에서 나는 로컬 식재료로 창의적인 요리를 하는 레스토랑으로 오픈 때부터 소문이 자자했다. 가본 친구들의 평도 좋아 오늘 식사가 너무 기대된다.


외출 준비를 한다. 샤워를 하고 반팔 폴로셔츠와 와이드 트라우져를 꺼내 입었다. 요즘엔 걷기 편하도록 가볍게 입는 게 일상이어서 이렇게 신경 써서 치장하는 건 오랜만이다. 설레는 마음에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현관을 나선다.


햇살이 좋다. 따뜻한 햇살에 몸도 마음도 산뜻해진 기분이다. 레스토랑은 큰길 뒤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기분 좋게 걸으며 화창한 가을 날씨를 만끽한다.   


저 멀리 예약해 둔 레스토랑이 보인다. 검은색 메탈과 유리로 만들어진 모던한 분위기의 입구, 그 앞을 가벼운 조명이 비추고 있다. 문 앞으로 다가가자 직원이 나와 안 쪽으로 안내한다. 소나무가 심어져 있고 잔디가 깔린 마당을 지나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간다.    


레스토랑 내부는 높은 천장과 밝은 갈색 계통의  이루어져 있고, 한쪽 벽엔 와인잔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베이지 의자가 있고  다림질된 하얀 리넨으로 덮인 테이블에는  개의 잔과 고급스러운 접시 하나가 놓여있다.


자리에 앉아 손을 닦고 마스크를 벗는다. 잘 정돈된 공간에서 받는 멋진 식사 대접. 메뉴를 정하고 음료를 주문한다.


오랜 시간 고민하여 만든 정성들이 내게 잘 전해질 수 있기를, 내가 그것들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를, 그래서 만족스러운 식사가 되고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음식이 나온다. 이제 시작이다.





Image : Restaurant Mosu, Seoul 모수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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