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먹으면서 우리는 맛에 대해 표현한다. 그러면서 구수하다, 개운하다, 칼칼하다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런데 이 표현들은 사실 맛이 아니라 향을 표현한 것이다. 혀로 밀어 올려 입천장 위로 올라오는 향들을 코로 느끼는 것이다.
어떤 맛인가에 대한 답은 결국엔 향이다. 맛을 본다는 건 완성된 음식에서 어떤 향이 나는지 느끼는 것이다.
요리는 향을 발전시키는 수단이다. 가열이나 숙성을 통해 식재료 특유의 향이 강화되며 새로운 향도 생겨난다. 버터 향으로 프랑스 요리를 정의할 수 있으며 간장과 된장 향으로 동아시아(중국, 한국, 일본) 요리를 설명할 수 있다.
맛을 표현할 때 식재료 본래의 맛이 조리된 것과 어떻게 다르며 어떤 조리법이 사용되었고 그 조리법은 음식의 향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생각해보자. 향에 대한 논의는 분명 맛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각에 대한 더 큰 이해로 미식의 폭넓은 즐거움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식사가 끝나기 전에,
행복이 끝나기 전에.
Image : 회현 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