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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은도 Dec 02. 2022

연극 [계산서]를 날카롭게 날리다

당당히 청구

전에 '에세이 클럽' 팟캐스트에 나를 초청해준 배윤민정 작가님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연극 

[계산서]가 <연희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이라 관람하고 집에 와 막 컴퓨터 앞에 앉았다.



조명과 영상, 사운드, 그리고 설치미술, 연극의 시작과 끝에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노래까지 모든 것이 풍성하고 섬세하게 조합되어 종합 예술을 한꺼번에 감상하는 만족감을 안고 돌아왔다. 내용을 전달하는 시각적, 청각적 효과는 생각보다 굉장하고 중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기에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지만 그만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인지라, 연극을 준비하는 모든 분의 정성이 느껴졌다.     



연극 내용은 결혼을 고려해 보거나, 결혼해 보았고, 헤어져 보았으며, 심지어 어떤 형태이든 정상성에 포함되어 보려 애써본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만한 내용이었다.

나 또한 결혼하며 나도 모르는 나의 모처에 굴레를 써 보았고, 그 굴레를 스스로 벗기도 했으니까. 게다가 연극 중 나오는 남편의 밤 산책 또한 내가 가졌던 지난날의 일들로 모두 공감되었던바, 이 연극의 모든 것이 참 첨예하여 미세한 칼질만으로 가슴살이 벌어졌다. 그 열린 가슴 사이로 유독 차가운 오늘의 공기를 가득 품고 와 이 글을 쓴다.     


연극에 나왔던 대사처럼 나도 죽음과도 같은 이 고독이 좋다.

그것엔 뭔가를 탄생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 연극도 그 고독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탄생이란 찬란함의 밑동엔 고통과 피가 낭자한 법이다. 이 연극에서 그런 피비린내가 났다. 그래서 좋다.    

  

그런대로 눙치고 넘어가지 않는 예리한 통찰력이야말로 예술의 존재 가치니까.


내일 12월 3일 19시 한 번의 공연만 남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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