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여사 Dec 31. 2018

좋은 관리자가 되고 싶어요

초보 팀장의 새해 다짐

1. 새해 목표는 바로 이것.


매년 새해가 가까워오면 계획을 세운다. 새해 목표를 세우는 것이야말로 새해의 묘미지. 어느 순간부터 지키는 것보다 세우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것 같아 아쉽기는 해도 그렇게 일주일 혹은 삼일만이라도 좀 더 의지 가득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도 괜찮다며 스스로를 위안하며 살아온 지 벌써 수십 년. 그런 나에게 내년에는 그간 없던 새로운 목표가 생겼으니 그것은 바로 '좋은 관리자가 되고 싶다'이다.


팀장으로 승진하고 말겠다는 불타는 의지는 아니다. 팀장이 되는 것이 승진이냐 아니냐는 차치하고 나는 이미 (어쨌든) 팀장. 팀장이 된 첫 달은 팀원들에게 '팀장 되었다고 사람이 바뀌었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 신경을 쓰다 보니 한 달이 휙 지나갔고, 그 후에도 실무에 치이다 보니 내가 팀장인지 그저 회의를 위한 소통 채널일 뿐인지 큰 차이를 못 느낀 채 일정 빠듯한 프로젝트만 진행하기에 급급했다. 사실 팀장이 되기 전에도 PO(Product Owner)로 혹은 PM(Project Manager)으로서 프로젝트 멤버들을 리드해온 터, 뭐 팀장이라고 별 다를 거 있겠어. 가볍게 봤던 게 사실. 그리고 한 달 이 지나자마자 나보다 먼저 팀장을 그리고 실장을 달고 있던 남편에게 외쳤다.

 "팀장 이거 어려운 거 같아!"


2. 이런 게 어려웠다.


타고나기를 본래 디테일에 집착하게 태어난 터. 사진을 찍으면서도 사진 수평이 맞지 않으면 아무도 머라 하지 않는데도 편집에 편집을 거듭난 후 주위에 전송하는가 하면, 바닥에 러그를 깔때도 좌우 대칭 여부까지 가까운 자리 한번, 먼 자리 한번 위치별로 체크하는 참 피곤한 성격인 덕분에 원래 업무인 기획일을 하면서는 그것이 꼼꼼함이요, 나름대로 장점으로 어필되었었다. 그런데 (그런 시선을 요구한 건 아니었겠지만) 관리자가 되고 보니, 왜 내 눈에는 이리도 잘 보이는 저것이 저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가 '꼼꼼함이란 무엇인가' 의문을 시작으로, '왜 실시간 답변이나 회신을 하지 않는가' 업무 시점에 대한 차이, '왜 체크를 하지 않으면 진행상황을 알려주지 않을까' 업무 공유에 대한 차이 등의 궁금증이 차곡차곡 늘어갔다. 이미 좋은 관리자라면 혹은 태생이 유능한 관리자라면 이런 고민으로 자아성찰 따위에 빠지지 않겠지만 나는 그저 '꼰대 팀장은 되지 않겠어!'가 머릿속에 가득했던 새싹 관리자였기에 '어떻게 말해야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에 이르렀고 덕분에 다양한 책을 또 찾아보게 되어 나름대로 성장의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본(응?)다.


3. 너는 너고 나는 나지만


여전히 나는 어떤 식으로 말을 해야 나보다 어린 혹은 나보다 경험치가 낮은 사람과 동등한 관계에서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지금까지는 어떻게 하면 바로 위 관리자가 알아듣기 편하게 업무 공유를 할 수 있을까, 어떤 식으로 프로젝트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지냈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공통의 목표를 항하여 전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공통의 목표를 인식시키는 과정을 '나이브'하게  해내는 기술을 찾아내 갈고닦고 싶다. 그리하여 나의 내년 목표는 '좋은 관리자 되기' 그리고 팀원들 이해를 위한 선행학습 차원에서 시작한 책.(이라고 하기엔 이미 그들과 올해를 쭉 보냈지만) 새해에는 기필코 친90년생파가 되고 말꺼에요!


매거진의 이전글 잔소리가 신나는 사람은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