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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송작가 최현지 Aug 16. 2024

여행자의 여름은 신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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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할 때 그 지역의 사찰을 찾는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여행에서 가장 고요할 수 있는 때, 자연의 만물과 신이 함께하는 신성한 공간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역사가 깊은 목조건물과 한옥의 색감, 산과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거대한 보석상자와 같은 느낌. 그곳에서 느끼는 고요와 평온은 부처와 더불어 온전히 나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갖는다. 도심 속에서 북적이는 사람들과 치열하게 살아가는 일상의 열기를 잠시 식혀줄 시간이 필요할 때, 그럴 때 생각나는 것 같다. 화려한 불빛을 벗어나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받으며 걷고 또 걸으면서 만나는 내 안의 시선들이 뜨거워진 마음을 식혀두고 잔잔하게 만들었다. 과열된 폭염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무더움, 여름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평화롭게 한다는 것_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강하기 보다 선한 마음의 힘을 깨닫고, 뜨겁기보다 따뜻한 사람이 되고싶다.

#그녀가사랑하는순간 #강원도 #양양군 #낙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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