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나이 듦은 슬픈 게 아니라 깊어진다는 것

50이후에 나를 발견하는 어느 피부관리사의 이야기

by 다온홍쌤

1. 나이 듦은 슬픈 게 아니라 깊어진다는 것

사람들은 흔히 나이가 드는 걸 슬퍼한다. 나 역시도 그랬다.
어느 날 거울을 보고 문득 발견한 흰머리 한 올, 처음 보인 깊은 주름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서글퍼졌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깨달았다.
나이가 든다는 건 슬픈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내 삶의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는 의미였다.

어머니가 치매를 앓게 되면서, 삶에 대한 생각이 더 깊어졌다.
아버지가 갑자기 떠나신 후, 어머니는 점점 외로워지셨고 그 외로움이 깊은 슬픔이 되어 결국 어머니를 조금씩 무너지게 했다.

나는 어머니의 얼굴을 볼 때마다 생각했다.

‘나는 나이가 들어가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어머니처럼 슬픔에 잠긴 채 늙고 싶지는 않은데…’

어머니의 젊은 시절은 아름다웠다. 약국집 사모님으로 항상 자신을 가꾸고 요리를 배우고 운전면허를 따고 무언가 열심히하는 모습이 더욱 아름다운 어머니였다. 그러나 우리 딸들을 키워주시며 아버지의 부재와 아들의 죽음으로 스스로를 놓아버리셨다. 지금은 그냥 아이 같은 어머니가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돌보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나 자신을 돌보며 살기로 결심한 후, 나는 거울 속 내 얼굴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내 얼굴의 주름 하나하나는 내가 지나온 인생의 흔적이었다.

웃으면서 생긴 눈가의 잔주름은 내가 아이들을 키우며 얼마나 웃었는지를 말해준다.
이마에 생긴 깊은 주름은 힘든 순간들을 견디며 버틴 흔적이었다.
입가의 주름은 내가 얼마나 많은 말을 참고 살았는지 또 얼마나 많은 말을 따뜻하게 건넸는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그렇게 내 얼굴을 바라보니 나이 든 내 모습이 슬프지 않았다.
오히려 내 삶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하나님을 만나고 나서부터 나는 나이를 대하는 태도가 더욱 바뀌었다.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위로를 주셨다.

“너의 나이가 더해질수록, 너의 삶은 더 깊어지고 가치 있어질 거야.”

그 말을 듣고 나는 내 삶을 다시 돌아보았다.

어머니의 치매와 오빠의 죽음, 딸들과의 갈등과 내 삶의 외로움까지 내 인생의 모든 어려움이 나를 더 깊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음을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고객들을 만날 때도 그 깊이를 느낀다. 예전엔 그저 고객의 피부만 보였다면 이제는 그들의 삶과 이야기가 먼저 보인다.

어느 날, 오랜 단골 고객이 내게 말했다.

“나이가 드니까 거울 보는 게 너무 힘들어요. 자꾸 슬퍼져요.”

나는 그녀에게 조용히 말했다.

“나이가 들었다는 건 슬픈 게 아니에요. 그건 당신 삶의 깊이가 더해졌다는 의미예요. 삶의 깊이가 당신 얼굴에 새겨져 있는 거예요.”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로 그녀는 올 때마다 조금씩 표정이 밝아졌고, 어느 날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 말씀이 맞았어요. 이제 거울 볼 때마다 내 삶이 보이네요. 더 이상 주름이 밉지 않아요.”

나 역시 그랬다. 이제 내 얼굴의 주름을 만질 때마다, 그 속에서 나는 내 삶의 흔적을 읽는다.

나이 듦이 내게 준 선물은 바로 삶의 깊이를 깨닫는 힘이었다.
그 깊이가 내 삶을 더 진하고,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는 걸 나는 이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조금도 슬프지 않다.
내 삶은 더욱 깊어지고, 나는 매일 조금씩 더 지혜로워지고 있으니까.

나는 오늘도 거울 앞에서 웃으며 내 얼굴의 주름을 만진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괜찮아. 네 삶은 더 깊어지고 있어. 너는 나이가 들어가는 게 아니라, 더 멋진 사람이 되어가는 거야.”

그렇게 말하는 순간마다 나는 조금씩 더 행복해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나이 들어가는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