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커트하고 스타일링하는 미니멀한 헤어 관리법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 라이프는 무조건 안 쓰고 궁핍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사더라도 꼭 필요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물건을 사는 것이다. 나의 소비 철학은 물건을 살지 말지 오랫동안 여러번 고민한 뒤, 제대로 된 물건을 사고, 오랫동안 쓰는 것이다.
원래부터 미용실 가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미용실에서 쓰는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비싼 돈을 주고 머리를 해도 그만큼 만족도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자주 갈 때는 2-3개월에 한 번씩 미용실에 간 적도 있는데 그렇게 헤어에 쓴 돈은 무시 못할 정도였다. 커트나 염색만 하러 갔는데도 결국에는 헤어디자이너분의 화려한 언변(+분위기)에 넘어가 추가 시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값비싼 영양이나 트리트먼트를 해도 찰랑찰랑한 머릿결은 얼마 못가 그대로 돌아오기 일쑤였다. 그리고 미용실만 갔다 오면 왜 그렇게 기가 빨리던지.
그렇게 미용실에 점점 가지 않게 되었고 코로나로 인해 더 안 가게 되었다. 어느덧 셀프로 머리를 관리한 지 2년이 다되어간다.
다행히 긴 머리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커트 스킬이 필요하진 않다. 집에서 미용가위와 숱가위를 사서 머리가 너무 무겁거나 길면 한 번씩 정리해준다.
스타일링은 주로 고데기를 사용해 웨이브를 하는데 나 같은 똥 손 오브 똥 손도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가능하게 해주는 제품이 있다. 그건 바로 다이슨 에어 랩 컴플리트 롱이다.
8년 정도 사용한 고데가가 고장 나서 인터넷을 폭풍 검색해보다가 사게 되었다. 사고 나서 후회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제품, 머리가 상하지 않는다는 그 제품, 하지만 공홈에서도 구하기 어렵다는 그 제품. 운 좋게도 바로 매장을 방문해서 구할 수 있었다.
드라이기와 고데기 외에도 다양한 구성품을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은 매우 사악하다. 하지만 그동안 미용실을 안 간 돈을 아껴서 산다고 생각하니 합리화가 되었다. 그리고 한번 사면 오래 쓰는 타입이라서 고장 나서 쓸 수 없을 때까지 쓸 자신이 있다.
바쁜 아침에도 어느 정도 머리카락을 말리고 말아 주면 정말 쉽게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앞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미용실에 갈 일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