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남성 8명의 몽골 여헹기
"우리 은하수 한번 보러 가자?"
이 말 한마디가 이렇게나 파장이 클 줄이야. 우리는 그날로 몽골을 가기로 결정해버렸다. 아마도 술기운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여행사를 통해 상품을 예약하고 하나씩 차근히 준비해나갔다. 일정은 광복절을 낀 그 주로 정했다. 8명이 일정을 맞추기는 쉽지 않았지만 의지로 밀어붙였다.
나는 막내로서 자잘한 준비를 맡았다. 여행사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취합 전달하고, 또 형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묻거나 찾아서 알려주었다.
하필 하반기 인사로 부서가 변동되면서 갈 수 있을까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변수도 내 앞을 가로막지 못했다. 최종 기관장에게 연가 결재를 받는 순간 드디어 떠난다는 해방감을 느꼈다.
8월 몽골은 찾아보니 춥다, 덥다로 나뉘었다. 옷을 몇 번이나 넣었다 뺐는지 모른다. 여름 옷과 가을 옷을 적당히 섞었다. 게르에서 자는 걸 고려해서 모기장까지 구입했다.
드디어 여행 당일 공항으로 향했다. 비가 억수로 와서 갈 수 있을까 걱정했건만 다행히 조금 지연된 후 출발했다. 거의 3시간 반의 비행 끝에 몽골에 도착했다.
공항 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그림 그 자체였다. 탁 트인 전경, 파란 하늘과 회색빛 구름이 어우러져 가슴이 뻥 뚫렸다.
몽골 시내인 울린 바르트에서 1박을 했다. 아침에 도시에서 러닝도 했다. 게르로 가는 중간에 칭기즈칸 동상도 구경하고 낙타와 독수리 체험도 있었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지나 도착한 게르에서 이제 자연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8명의 중년 남성이 모였지만 불편하나 없이 여행은 순항 중이다. 개콘을 통해 한국어를 배웠다는 유머 가득한 가이드 덕분에 여행의 즐거움이 더했다.
저녁이 되어 게르 앞에서 바비큐 파티를 했다. 흥이 많은 가이드 쵸카가 블루투스 스피커도 가져와 김광석부터 빅뱅까지 다양한 음악에 몸을 맡겼다.
주변이 어두워지고 그 순간 하늘을 바라보니 쏟아지는 별들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바로 이거지! 달이 떠오르며 환상적인 풍경이 만들어졌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네.
앞으로 남은 기간, 잊지 못할 추억 가득 담아와야지.